1.

 

곰곰히 생각해보면 카메론은 언제나 최첨단 기술과 함께한 이미지 입니다.

 

물론 터미네이터와 에이리언 2는 필모그래피 상에서는 딱히 그렇게 봐줄 수는 없겠지만,

 

실질적으로 이 두 영화를 기반으로 해서 디지털 도메인이라는, ILM과 함께 한 축을 이루는 특수효과 시장 개척까지 하고,

 

어비스와 터미네이터 2 이후로는 거의 석권하다 시피해서

 

타이타닉에 절정을 이루죠. 이 세 작품은 CG합성, 즉 컴포지션이라는 것을 저변화시키는 신개념의 축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그가 선택한 3D입체 기술을 살리기 위한 판도라행성의 풍광 샷이 참 많았더군요.

 

그 풍광샷의 디테일들도 너무나 훌륭한 지경이었구요.  

 

캐릭터 표현도 디스트릭트 9에서 썼던 기술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디스트릭트 9에서는 실질적으로 사람이 연기를 한 그 위에 CG를 입히는 방식으로,

 

어찌보면 거의 애니메이션 처리 과정과 동일한 방식이었죠.....)

 

 

여기까지 쓰면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스탠 윈스턴이었습니다.

 

카메론과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시리즈를 함께 했던 그.

 

이미 별세한 스탠 윈스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으로 잠시 묵념.

 

 

 

2.

 

기술 이야기야 워낙에 제임스 카메론의 편집증 가까우리만치 완벽을 고집하는 성향 때문에

 

(타이타닉 고증맞춘다고 그 수많은 로고가 들어간 접시를 실제로 만들어 박살내리만치......ㄷㄷㄷ)

 

이제 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다고 보는데,

 

스토리가 진부하다는 평들이 어느 정도 있으시군요.

 

 

사실 스토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진부하다라는 표현보다는 이게 더 맞다고 생각해요.

 

'기본은 했다'는.

 

영화 시나리오 경우는 특히 정서적 충격을 많이 고려해야 합니다.

 

그것은 외적 부분의 스펙타클일 수도 있고, 플롯 내부에 내재된 반전, 배신 등등의 상황이 되겠죠.

 

물론 앞뒤 이야기들과 유기적으로 가야 하는 부분들은 있죠.

 

 

카메론 시나리오의 정수는 천천히 끌고가면서 고조를 시키는 데 탁월함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A가 B에게 C가 겪었던 이야기를 전달하려 한다 칩시다.

 

그 A는 사람에 따라서

 

"내가 알고 있는 C란 애가 하나 있거든. 걔가 나랑 좀 이런저런 하는 사이야~" 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아는 C가 어딜 갔는데 말이야~"로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게 낫고 저게 아닌 방법이다, 이런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오라,

 

실질적으로 스토리텔러의 차이는 이렇고 저런게 있지만,

 

"C가 그런 일을 당해서 이렇게 저렇게 한거야!" 라는 절정을 전달하는데 탁월해야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카메론이 아바타에서 그 탁월함의 빛을 잃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카메론은 스테디 텔러입니다.

 

(이 말을 체감하려면 에이리언2 감독판, 어비스 감독판을 보시는 편이 빠를 수도 있겠군요.....)

 

 

덧붙여 소설작법서적이건 시나리오작법서적이건

 

기본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바로 신화적 영웅의 일대기 입니다.

 

 

스토리의 기본은

 

 

정체되어 있는 주인공이 있다 ->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

 

움직이는 과정은 여행일 수도 있고 추적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은 주인공을 변화하게 만드는 단초로 전개된다 ->

 

절정부분을 맞는다. ->

 

주인공은 정서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변화하고, 고향으로 귀환한다.

 

 

언제, 어떤 스토리라도 솔직히 이 기본 라인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 기본라인처럼 안보이게 하는 정서상 충격의 요법들이나 다른 뒤섞음이 적절히 배합되는 것일 뿐이죠.

 

 

그런 면에서 보면 아바타의 스토리라인은 진부함의 문제가 아니라 우직함의 문제인 겁니다.

 

너무 스토리가 정석적으로 착착착 나가니 호기심 유발의 면이 많이 떨어지긴 하죠.

 

하지만 시나리오를 쓰는 기술에 있어서 카메론이 녹이 슬었다고 볼 순 없습니다.

 

항상 나중에 써야 할 것들은 앞에 어느 정도의 지나가듯 하는 설명이 꼭 낑겨 있고,

 

그렇게 설명이 한 번 된 아이템들은 뒤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또한, 기본 이상을 안나가는 부분은 역시 급격한 주인공의 변화문제에 있습니다.

 

주인공이 인간에 협조적이다가 외계인에 대해 협조적으로 변화해가는 부분에서의

 

정서적 충격이 이런 전형적 라인에서는 많이 떨어져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풍광을 보여주는 데에 러닝타임은 이미 쓸대로 쓰고 있고,

 

만약 그걸 고려해서 정서적 충격씬까지 넣는다면 영화는 정말 3시간 가까이 되겠죠.

 

(아마도 아바타도 에일리언2 감독판처럼 언컷감독판이 나올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ㄷㄷㄷ)

 

 

 

3.

 

사족으로....

 

시고니 위버가 철제 구조물 안에만 있으면 왜 이렇게 에이리언 시리즈가 연상되는 것인지......ㅋㅋㅋ

 

샘 워딩턴 같은 경우는 터미네이터4에 이어 이 영화로 완전히 검증끝난 상황이 되겠군요.

 

잘만 갈고 닦아서 크리스챤 베일의 위치 정도는 노려줬음직도 한데......ㅋ

 

또 의외로 영화가 반지의 제왕이나 모노노케 히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을 떠오르게 하는 느낌도 있고 껄껄껄~

 

의외로 카메론이 총덕후인데도 불구하고 총기에 환장한 놈들을 악인으로 추락시키는 아이러니가 있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