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얘기하는 '사형제 제도' 찬반을 따지기 전에,
생명의 존엄성과 숭고함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영화 같다.


집행자 執行者  명사 

1 실제로 시행하는 사람. ≒집행인.
2 <법률>법률, 명령, 재판, 처분 따위의 내용을 실행하는 사람. ≒집행인.

법치국가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웠듯이 법의 테두리 안에
보호를 받고 살며 법률을 위법할 시는 법의 기준에 따른 처분을 받는다.
그러한 처벌에 최고 형량은 '사형'이다.

영화 '집행자'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최근 가장 골치 아픈,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 숙제중 하나인
사형제도에 본질적으로 접근한 영화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만 10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게 됨으로써 '실질적 사형 폐지국가'가 되었다.

영화는 재경(윤계상)의 신임 교도관 발령으로부터 시작된다.
신참인 재경은 이것저것 적응하느라 바쁘다. 이런 재경의 선임 교도관 종호(조재현)는 재경이
앞으로 교도소에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해주는 일종의 사수인 셈.

어느 정도 재경이 교도소 생활에 적응을 할 때 즈음 극악무도한 '惡'으로만 가득한 연쇄살인범
장용두로 인해 다시 사형집행 실시가 결정되고 이에 사형집행은 다시는 시행되지 않을 줄
믿었던, 교도관들은 순식간에 패닉상태에 빠져든다.

대충 요약하면 영화는 위의 줄거리대로 흘러간다.

최진호 감독은 관객에게 두 명의 캐릭터로 질문을 한다.

죽여도 시원찮을 연쇄살인범 장용두(조성하)와
살인으로 사형수가 되었지만 김 교위와 장기를 둘 정도로 회개하고 또 회개하고 있는 성환(김재건)

관객들은 장용두를 보며 사형제의 당연한 찬성을 외치기도 하고,
교도소의 오랜 세월에 친구가 돼버린 김교위와 회개하는 사형수

성환의 관계를 보며 사형제를 반대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사형제의 찬반론을 뒤로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사형제가 옳은 것인지 아닌지,

더 나아가서 재경과 그의 여자 친구와의 혼전 임신으로 낙태를 할 것인지 낳을 것인지를
인간의 가치와 그 존엄성에 대해 되묻기도 하다.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일까? 그 판단하는 기준의 잣대는 무엇인 것일까?
이 영화는 이렇듯 끊임없이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나또한 영화 '데이비드 게일과' 오늘 본 '집행자'를 보기 전까지는 사형제에 찬성하였다.
사람을 죽였으면, 그에 해당하는 응징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느 한 편에 기울어질 수 없을 거 같다.

인간이 인간을 판단한다는 것이 과연 옳기만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색의 좌/우처럼 사형제 찬반은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이다.

이야기가 많이 새었지만,
극의 역할의 조재현과 윤계상은 완벽히 종호와 재경으로 변했다.
조재현의 강함과 윤계상의 섬세한 연기 표현은 관객들로 하여금 극의 몰입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해주었으며, 박인환과 김재건의 두 노장의 주조연급 연기는
이 영화의 휴머니즘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물론 용두역의 조성하도 실로 다분한 사이코패스 기질의 역할을 잘 보여주었다.


5명의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5명의 연기자가 영화 '집행자'를 좀 더 재미있는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주어서 '집행자'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또한, 첫 장편영화 데뷔의 좋은 시작을 한 최진호 감독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분명, 중간 중간 아쉬웠던 부분은 존재했으나

이제 막 개봉한 영화의 스포일러 때문에 구지 밝히지는 않겠다.

오랜만에, 혼자 많은 것을 생각하게해준 사람 냄새나는 영화 '집행자'

단순히 '사형제도의 찬반'을 떠나서,
인간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집행자'


당신은 쉬울 거 같지만 풀 수 없는 이 길고 긴 실타래의 문제에 대하여
어떠한 판단과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