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관람불가 성인층 집중겨냥 효과
‘디 오리지널’ 108만명 감독판 최다관객
영화 ‘내부자들’이 한국영화 흥행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성인 관객의 선호에 적중했을 때 얼마나 강한 폭발력을 발휘하는지 잘 보여준다. 향후 비슷한 기획과 제작 시도가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이병헌과 조승우 그리고 백윤식이 주연한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제작 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이 지난해 11월18일 전야 개봉한 이래 6일까지(영화진흥위원회·동일기준) 706만명을 모았다. 이어 12월31일 3시간 분량으로 다시 개봉한 감독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역시 108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기존 영화의 내용을 수정하고 첨가하는 형식의 감독판 또는 확장판 가운데 최고 수치다.
이 같은 성과에는 철저한 ‘성인 관객’ 중심의 ‘중복관람’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동아가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리서치센터에 의뢰해 ‘내부자들’의 중복관람률을 집계한 결과다. 19세 이상 관객만 보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지만 오히려 ‘구매력’ 높은 성인 관객층을 집중 겨냥하는 효과로 이어지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12월31일부터 1월5일까지 CGV 통합멤버십 카드를 이용해 영화를 본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 오리지널’ 관객 가운데 ‘내부자들’을 먼저 본 이들의 비율은 25.4%였다.
이 수치는 앞서 비슷한 사례였던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띈다. ‘늑대소년’은 2012년 10월31일 개봉해 665만 관객을 모았고 인기에 힘입어 같은 해 12월6일 영화의 결말 등 주요 내용이 다른 ‘늑대소년 확장판’을 추가 공개해 41만명을 모았다.
하지만 ‘늑대소년’의 중복관람 비율을 ‘내부자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따지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당시 ‘늑대소년 확장판’을 본 사람 가운데 ‘늑대소년’을 먼저 본 관객은 10.0%. ‘내부자들’이 두 배 이상 높다. CGV리서치센터 관계자는 7일 “‘늑대소년’은 주인공 송중기 팬덤이 존재했고 영화 관람 연령대 역시 ‘내부자들’보다 더 넓은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였다”고 설명했다. 즉 ‘상영 조건’이 더 제한적인 ‘내부자들’의 중복관람률이 오히려 더 높다는 뜻이다.
‘내부자들’의 중복관람 열기는 기존 1000만 흥행작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뜨겁다.
최근 ‘암살’과 ‘베테랑’ 등을 포함해 앞서 ‘국제시장’까지 1000만 영화의 경우 ‘2회 이상 관람 관객 비율’은 평균 5%대. 반면 ‘내부자들’과 ‘디 오리지널’은 두 편 통틀어 7.1%에 이른다. ‘내부자들’과 ‘디 오리지널’의 총 관객수가 아직 1000만에 이르지 못한 810만여명이라는 점에서 성인 관객의 남다른 충성도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