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시작된다.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벗고 신선함을 더한 피터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팬'(조 라이트 감독)은 '해리포터' 제작진이 만든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다. 꿈과 희망, 모험의 아이콘인 영원한 소년 피터팬(리바이 밀러)의 탄생과 네버랜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려낸다. '피터팬이 어떻게 네버랜드에 갔을까', '어떻게 후크와 처음 만나게 됐을까' 등 그동안 다루지 않은 이야기를 담는다. 피터가 영웅 피터팬으로 어떻게 자라나는지, 미지의 이야기를 새롭게 창조한다.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 그 아이를 죽이려는 해적, 그리고 요정들이 사는 섬에 대한 이야기다.
극 중 피터는 갓난 아기 때 고아원에 버려진다. 불우한 생활이었지만, 엄마를 만날 희망으로 살아간다. 고아원에서 담당 수녀에게 반발해 '사고뭉치'로 낙인 찍히지만, 네버랜드를 장악한 해적 검은 수염(휴잭맨) 일당에 납치된 후 자신이 가진 비범한 능력과 마주한다. 하늘을 나는 능력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직접 확인한다. 검은 수염은 피터의 능력을 확인한 후 긴장감을 멈추지 못한다. '하늘을 나는 소년이 나타나 대적할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 이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던 검은 수염은 피터를 없애려 한다. 이때 피터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람이 바로 후크(가렛 헤드룬드)다. 후크와 함께 도주에 성공해 요정의 나라에 간 피터는 자신의 출생과 관련한 비밀을 깨닫는다. 네버랜드를 구할 '운명의 구원자'라는 사실을 접한 후 검은 수염에 대적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곁엔 늘 후크가 함께한다. 영화는 다른 하나의 적을 두고 친구가 된 후크와 피터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동안 피터팬에 대해 알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다.
'팬'은 큰 틀에서 피터팬의 탄생 이전 이야기다. 과거 피터팬과 후크가 절친했다는 설정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신선하다. 이야기의 시작점을 조금 앞으로 당겼을 뿐인데 새 옷을 입은 느낌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과 조 라이트 감독의 디테일함이 더해진다. 두 번째 악역 연기에 도전한 휴잭맨은 삭발 후 전작보다 악랄하고 비열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수놓는다. 살인마의 살벌한 눈빛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함을 남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다. 리바이 밀러는 처음 도전하는 주연 연기였음에도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 옷을 입고 자유자재로 누빈다. 액션 역시 수준급이다. 조 라이트 감독은 가능한 CG 대신 리얼을 표현하기 위해 고아원, 해적선, 네버랜드 등의 세트장을 만들었다. 사실적인 느낌을 돋보이게 하고픈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정성이 깃든 세트장에 다양한 색채가 어우러져 판타지 세계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른들을 동심의 세계로 다시금 초대할 '팬'은 8일 개봉한다.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