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시작은 지난 2011년 개봉한 ‘퍼스트 어벤져’였다. ‘아이언맨1’로 MCU는 성공적인 개막식을 치렀지만,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토르 :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로 이어지는 후속작들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퍼스트 어벤져’의 경우는 최종 누적관객수 51만명 이라는 다소 굴욕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어벤져스1’의 등장에 상황은 급변했다. 솔로 무비로는 ‘아이언맨1’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MCU 기반 영화들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슈퍼 히어로들을 한데 모아 놓은 것만으로도 매력적이었던 ‘어벤져스1’은 700만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 들였다. 새로 유입된 ‘마블 덕후’들도 상당수였다. 이 여세로 ‘어벤져스2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첫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캡틴 아메리카’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인 ‘윈터 솔져’도 누적 관객수 400만에 육박하는 흥행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2016년 4월 27일, ‘캡틴 아메리카’가 다시 돌아왔다. MCU의 3막을 여는 ‘시빌 워’로 세계 관객들을 다시 찾은 것이다. 반응은 몹시 뜨겁다. 뚜껑을 열자마자 72만, 개봉 이틀 만인 29일에는 120만 관객을 동원했다. 실시간 예매율은 95%에 육박한다. DC코믹스발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이 흥행 대참패를 하며 쓸쓸히 퇴장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풍경이다. 관객은 물론 평단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MCU 두 번째 ‘천만 영화’ 등극에 대한 기대감도 공치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퍼스트 어벤져’에서 봤던 쓴맛도 잊혀질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솔로 무비를 통해 꾸준히 스토리를 쌓아왔을 뿐만 아니라 어벤져스의 수장으로서 다른 MCU 작품에서도 듬직한 모습을 보여 주며 사랑받았다. 특히 코믹스 속 캡틴 아메리카의 외양과 더없는 정확도를 보이고 있는 크리스 에반스의 활약이 돋보인다. 또 지금껏 나온 MCU 기반 영화에서도 발군의 작품성을 인정받은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가 ‘시빌워’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던 것도 사실이다.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무비 치고는 ‘어벤져스3’ 같다는 인상을 주는 점이 다소간의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지만,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데뷔 무대로서도 손색 없는 영화였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MCU phase3을 열어 젖힌‘시빌워’의 눈부신 금의환향이 반갑다. 미국 연예매체 코리더에 따르면 크리스 에반스는 아직 마블과 재계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후속작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했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