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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비운의 시대에도 삼각관계는 존재했다. 그 사랑의 트라이앵글은 파국을 예고한다. 가수가 되고 싶은 기생 소율(한효주)-연희(천우희)와 조선의 마음을 울리려는 작곡가 윤우(유연석)의 사랑 이야기인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다.

명창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어린 시절부터 정가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소율은 인정받는 기생이 된다. 인력거꾼 아비가 빚을 져 팔아버린 연희도 엉겁결에 기생이 된다. 가요를 좋아하는 연희도 소리를 인정받고 기생을 키워내는 학교인 대성권번의 최고 예인 중 하나가 된다.

두 동무는 평생 예인으로 살고자 다짐했으나, 약속은 깨진다. 그 중심에 윤우가 있다. 소율과 윤우는 연인 사이였다. 소율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난영(차지연)의 '봄날의 꿈'을 윤우가 작곡한 사실에 놀란다. 또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만 듣는 노래가 아닌 모든 이가 들을 수 있는 대중가요인 '조선의 마음'을 만들고 싶은 바람을 토로한 윤우에게 더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소율은 '조선의 마음'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하고, 윤우 역시 이 노래를 소율이 불러주길 바란다.

하지만 연희가 '조선의 마음'을 부르게 된다. 세상 둘도 없는 동무는 그렇게 멀어져 간다. 남자 탓이고, 둘을 끈끈하게 이어줬다 생각한 노래 탓이다. 모든 걸 빼앗긴 소율은 복수의 화신이 된다. 하지만 연희는 남의 것을 빼앗은 적이 없다고 한다. 우정이 산산 조각난 두 동무가 더 안타까운 이유다.

 '해어화'는 세 사람의 감정 변화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한 요소다. 절친한 사이였다가 남자와 노래 때문에 멀어지는 두 여성의 감정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한효주와 천우희는 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순수한 감정을 연기하던 두 사람이 사랑에 눈이 멀어 분노하는 연기가 인상 깊다.

절친한 동무를 갈라놓는 윤우에 대한 설명과 그가 소율에게서 연희로 감정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이 부족한 게 아쉽긴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원래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예술적인 감성이 충만한 윤우가 노래 부르는 연희의 모습에 넋을 잃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더 그렇다. 굳이 예술인의 '뮤즈'라는 수식어를 갖다 대지 않아도 이해된다.

사랑 앞에 눈이 멀고 모든 걸 잃는 인물인 소율의 행동을 좀 더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대비 효과도 준다.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상황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연희와 소율의 눈물이 가슴 아플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야 깨닫는 것들이 많다. 사람의 마음도 그중 하나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으면 좋으련만'이라는 유명 문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천우희와 한효주의 노래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배우들이었는지 싶다. 물론 노래는 이야기를 거들뿐, 박흥식 감독의 '해어화'는 지독한 사랑 이야기로 몰린다.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의미로, 기생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1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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