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성리 신라비’ 등 14건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 지정 예고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보물 제175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를 국보로 승격예고하고,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등 1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포항 중성리 신라비(浦項 中城里 新羅碑)’는 2012년에 보물 제1758호로 지정된 현존 최고(最古)의 신라비이다. 이 비는 1면 12행에 모두 203자가 각자(刻字)되어 있으며, 신라 관등제의 성립 과정, 신라 6부의 내부 구조와 지방 통치, 분쟁 해결 절차, 궁(宮)의 의미, 사건 판결 후 재발방지 조치 등 신라의 정치·경제·문화상을 알려 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역사적·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비문의 글씨체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비와 통하는 고예서(古隸書)로 신라특유의 진솔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단양적성비에서 보이는 고해서(古楷書)의 전초(顚草)이며 선구가 된다는 점에서 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리 신라비, 국보 제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보다도 더욱 신라적 풍격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제작시기에서도 이미 국보된 지정된 지증왕 4년(503) 포항 냉수리 신라비, 법흥왕 11년(524) 울진 봉평리 신라비보다도 앞선 지증왕 2년(501)에 제작되어 국보로서 승격 가치가 있다.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靑磁 象嵌雲鶴文 梅甁)’은 상감문이 장식된 고려 중기의 전형적인 매병으로, 기형, 유색, 문양, 번조상태, 보존상태 등 여러 방면에서 우수한 면모를 갖춘 최상급의 청자로 평가된다. 크기는 일반적인 매병보다 약간 작지만, 각 부위의 비례가 적절하고 긴장된 탄력감을 주는 우아한 맵시의 조형미가 돋보인다. 특히, 이 매병은 유례가 많은 상감운학문 청자 중에서도 시원스런 공간감을 보여 주는 탁월한 구성의 상감문양과 비취빛 유색이 어울려 극상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명품이자, 상감청자 중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금동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金銅國王慶膺造無垢淨塔願記)’는 통일신라 46대 문성왕(재위 839~857)이 대중(大中) 3년(855)에 탑을 세우면서 납입한 금동판 형태의 발원문으로, 1824년에 경주 남산 창림사 삼층석탑이 도괴될 때 무구정광다라니경과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탑원기는 이미 발견된 금동염거화상탑지나 경주 황룡사 구층목탑 금동찰주본기 등과 유사한 시기의 금속제 명문 자료로, 불교사는 물론 금속공예사, 서예사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경주 황룡사 구층목탑금동찰주본기(慶州 皇龍寺 九層木塔金銅刹柱本記)’는 통일신라 경문왕 11년에 왕의 명에 의해 황룡사의 구층목탑을 중수하면서 기록한 실물자료로, 구층목탑의 건립 과정과 중수 과정을 후대의 역사서가 아닌 중수 당시에 제작된 유물을 통해 생생히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 유행했던 탑지(塔誌)의 서술체계는 물론 서체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며, 사리장치 품목과 안치장소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고대 탑파의 사리장엄 의식 연구에도 소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리함의 문비(門扉) 내·외면에 선각된 신장상은 절대연대(872년)를 가진 유품으로 불교조각사 연구에 기준이 된다.

‘금동염거화상탑지(金銅廉巨和尙塔誌)’는 얇은 동판에 통일신라 선종승인 염거화상이 844년에 천화(遷化)한 내용을 해서체로 전각한 탑지이다. 염거화상(?~844)은 진전사(陳田寺) 원적선사(元寂禪師) 도의(道義)의 제자로, 가지산문의 2대 조(祖)로 알려진 인물이다. 동판에 새겨진 탑지의 내용은 소략하지만, 9세기에 유행하는 쌍구체(雙鉤體) 전각법이 도입된 앞선 예로서 당시의 서체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며, 축조의 정교한 끌 자국은 금속공예 기술의 우월함을 잘 대변해 준다.

‘전 회양 장연리 금동관음보살좌상(傳 淮陽 長淵里 金銅觀音菩薩坐像)’은 관음보살좌상에서 보이는 섬세하고 정교한 표현기법, 전신을 뒤덮은 화려한 장신구, 높고 화려한 보관, 커다란 원반형의 귀걸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잘록한 허리 등 중국 원대에 황실을 중심으로 성행하였던 티벳 불교미술의 요소가 많은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은 불교조각은 여말선초 조각에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 보살상은 이러한 경향의 불상을 대표한다. 따라서 이 보살상은 원과 고려, 조선 불교조각의 상호 관련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진 문화재이다.

‘원주 학성동 철조약사여래좌상(原州 鶴城洞 鐵造藥師如來坐像)’은 일제강점기까지 강원도 원주시 학성동(읍옥평) 들판에 방치되어 있던 다섯 구의 철불 가운데 하나로,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불상은 전체높이 110cm로, 등신대(等身大)에 가깝고, 어깨는 둥글게 처진 모습이며, 신체 비례가 살아있는 사람과 흡사하다. 조형적으로 우수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한 나말여초기의 불상으로, 철불의 제작기법뿐만 아니라 당시 유행했던 약사여래의 도상을 알려주며, 원주지역에서 유행했던 조각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이므로 한국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순천 매곡동 석탑 청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順天 梅谷洞 石塔 靑銅佛龕 및 金銅阿彌陀如來三尊坐像)’은 발원문을 통해 정확한 제작연대(1468년)가 밝혀졌고, 15세기 불상과 불감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귀중한 작품이다. 금동아미타삼존상은 관음과 지장으로 이루어진 아미타삼존불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앙복련이 맞붙은 대좌의 형태나 각이 진 지장보살상의 두건 표현 등은 조선 전기 15세기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불감은 임의로 수리되어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전각형 불감이라는 형식적인 특징에서 불상의 제작시기와 부합되며, 지붕의 곡선과 구조에서 독특한 특징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정선필 풍악도첩(鄭敾筆 楓嶽圖帖)’은 현재까지 알려진 정선의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에 해당되어 겸재의 진경산수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작품은 정선의 초기작이므로, 후기의 원숙한 화풍에 비해 미숙한 부분도 엿보이긴 하지만, 풍악도첩에 수록된 그림들은 한결같이 화가 초창기의 활력과 열의로 가득 차 있다. 금강산을 처음 대하는 화가의 정서적 반응, 그리고 우리나라 산천을 앞에 두고 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방식을 모색해 내려는 겸재 필 진경산수화의 형성과정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완산부지도(完山府地圖)’는 조선 태조의 본향이며, 전라도 감영의 소재지였던 전주부를 10폭 병풍으로 제작한 지도이다. 제1폭에는 전주부의 건치연혁을 비롯하여, 산천, 풍속 등 전주부의 지리를 지리지 형식으로 담고 있다. 제2~8폭에는 전주부 일대를 회화식으로 그렸다. 제2폭을 남쪽, 제8폭을 북쪽으로 배치하였다. 이와 같은 방위 배치는 전주부 지리의 구성을 병풍식 회화로 재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병풍을 그려낸 기량이 뛰어나 중앙으로부터 파견된 화사의 숙달된 솜씨로 추정된다. 제작연대는 비록 19세기 후반에 해당되지만, ‘전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회화식 지도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봉화 태자사 낭공대사탑비(奉化 太子寺 朗空大師塔碑)’는 신라 말 고려 초의 고승인 낭공대사(朗空大師) 행적(行寂)〔832(흥덕왕7)~916(신덕왕5)〕의 탑비이다. 비문의 찬자(撰者)는 당대 문장으로 평가받았던 최인연과 대사의 문하법손(門下法孫)인 석순백(釋純白)이다. 비는 낭공대사의 문하승인 승려 단목(端目)이 명필 김생(金生)의 행서 글씨를 집자하고, 승려 숭태(嵩太), 수규(秀規), 청직(淸直), 혜초(慧超) 등이 비문을 새겨 954년(광종 5)에 제작하였다. 이 비는 낭공대사 행적의 일생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고, 비문의 찬(撰), 집자(集子), 건립에 관여한 인물에 대한 정보를 비롯하여 당시의 사회·문화상을 고찰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어 역사적 자료로서 가치가 뛰어나다. 또한, 김생의 글씨를 연구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은 크고(大) 방정하고(方) 광대한(廣) 원각(圓覺)을 설명하는 것이 모든 수다라(修多羅) 중에서 으뜸의 경전이라는 뜻으로 흔히 ‘원각경(圓覺經)’으로 약칭하기도 한다. 이 판본은 고려 우왕 6년(1380) 4월에 독자적으로 판하본을 마련하여 간행한 목판본이다. 고려의 대장경에 편입된 ‘원각경’을 제외한다면, 현재까지 공개된 ‘원각경’ 판본으로는 가장 앞선 시기의 것이다. 보물 제1518호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권1’과 동일한 판본으로, 상호 보완되는 고려의 고간본이라는 점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크다.

‘진실주집(眞實珠集)’은 중국 송조(宋朝)의 예묘행(倪妙行)이 여러 선사(禪師)와 문인들의 가·명·심요·법어·시·문(歌·銘·心要·法語·詩·文) 등에서 선(禪)과 관련된 것들을 선별하여 3권으로 편찬한 불서이다. 이 판본은 세조 8(1462)년에 목판으로 간행된 간경도감판으로, 판각이 정교하고 인쇄가 선명한 선본(善本)이다. 이 판본과 동일한 책이 보물 제921호, 보물 제1014호로 지정되어 있으나, 이번에 지정 예고한 진실주집은 드물게 전래되고 있는 판본으로, 불경과 불교학, 서지학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이다.

‘자치통감 권226~229 (資治通鑑 卷二百二十六~二百二十九)’은 정치와 군사의 서술을 위주로 통치자에게 국가 치란흥망(治亂興亡)의 차감(借鑑)을 제공하기 위해 편찬한 서적으로, 조선의 국가 경영에 중요한 서적이었다. 이번에 지정 예고한 울산박물관 소장 ‘자치통감’권226~229의 4권1책은 전 100책 중 1책이지만, 세종 18년(1436)에 조선 최고(最高)의 활자인 갑인자로 찍은 금속활자본이라는 점에서 조선초기의 출판 인쇄와 서지학분야 연구에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보물로 지정 예고한 문화재 14건에 대하여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