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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는 무엇을 원한 것일까



클라라는 지난해 ‘겁’과 ‘귀요미송2’를 불렀다. ‘겁’에서는 랩을 직접 했고, ‘귀요미송2’에서는 음악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했는데, 둘 다 노래를 다 들을 수 없을 만큼 민망하다. 랩은 듣는 사람이 불안해질 만큼 호흡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유행이 한참 지난 ‘귀요미송’을 2분 47초로 늘려 무대에서 소화하는 것은 직접 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만큼 총체적 난국이다. 이 두 곡은 모두 클라라가 주도한 것이었다. 두 곡을 발표할 당시 클라라는 계약 문제로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와 갈등 중이었고, 자신의 의사대로 노래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는 두 곡이 발표되기 전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이규태 회장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바로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디스패치]가 공개한 이 문자에서 클라라는 패리스 힐튼과 미란다 커의 이미지를 분석해 자신이 가야할 방향으로 삼는다. 참석하는 행사마다 자신이 어필해야 하는 이미지까지 신경 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주도한 결과물들은 참담한 수준이다. 비극은 거기서 시작된다. 라인이 완전히 드러나는 바지를 입고 프로야구 시구를 하면서 이슈가 됐다. 수위 높은 노출의 화보나 비키니를 입고 찍은 CF는 SNS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쉴 새 없이 퍼졌다. 반면 KBS [해피투게더 3]에서 이미 존재하는 레시피를 자신의 것처럼 말하다 논란이 됐다. 화제와 함께 tvN [SNL 코리아]에 출연했지만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다. 영화 [워킹걸]에서도 이슈가 된 것은 감독이 클라라에 대해 했던 문제의 발언뿐이었다. 패리스 힐튼은 엄청난 재산을 가졌다. 미란다 커의 위치는 모델 활동을 통해 쌓은 것이다. 그러나 클라라는 유명한데, 유명할 뿐이다.

‘겁’과 ‘귀요미송2’는 클라라의 그 ‘방향’의 문제를 보여준다. 클라라는 ‘겁’에서 노래도 하고, 랩도 하고 다양한 옷을 입고 섹시한 이미지도 연출한다. ‘귀요미송 2’에서는 전설적인 만화가 스탠 리를 카메오 출연시키고, 비현실적인 비주얼로 ‘귀요미송’을 부른다. ‘겁’에서 자신의 다양한 모습과 실력을 보여주고, ‘귀요미송2’는 파격적인 모습과 유명인의 등장으로 이슈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노래 한 곡을 기획하고 소화하는 것은 짧은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는 것과 다르다. ‘귀요미송2’에 왜 스탠 리가 출연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무엇이든 쉴 새 없이 하지만, 그것을 왜 하는지, 심지어 잘하는지조차 모른다. 방향은 희미해지고, 남는 것은 SNS에 퍼지는 사진과 인터넷 매체가 보도하는 자신의 발언들만 남는다.

“사람들이 나한테서 보고 싶은 게 어떤 모습일까.” 이런 고민 끝에 클라라는 프로야구 시구에서 파격적인 의상을 입었고, 인생이 바뀌었다. 하지만 클라라에게는 그 다음,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불분명했다. 대신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세계에서 제일 예쁜 여자 2위’ 같은 헤드라인이 그를 설명했다. [해피투게더 3]에서 클라라는 레시피에 대한 거짓말뿐만 아니라 박은지를 여러 차례 놀리는 것도 논란이 됐었다. 한창 화제였던 그가 굳이 박지은에게 요가를 10년 배워도 제대로 못한다며 놀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클라라가 그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다른 여자보다 우월한 외모였다. TV 프로그램의 제작진 역시 그 이미지를 활용했다. 다른 여자 게스트와의 경쟁구도나 외모를 강조할 수 있는 상황 연출은 필연적이었다. 유명해졌지만, 계속 유명하려면 자신의 우월함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 탈출구는 없다. 더 유명해지거나, 잊혀지는 것 뿐.

일반인도 SNS를 통해 잠시나마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시대에, 클라라는 매력적인 외모를 이슈화 시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렸다. 그러나 이렇다 할 결과물 없이 SNS-인터넷 매체-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슈메이커가 되는 과정에서 오직 호감 또는 비호감으로 평가받는 대상이 됐다. 그리고, 자신이 유명해진 그 방법을 통해 사적인 문자가 공개 됐다. 물론 클라라와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의 법적 공방은 진행 중이다. 양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문자만은 아닐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은 양측의 문제다. 다만 인터넷에 퍼진 사진 한 장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스타가 자신의 외모를 강조하며 유명세를 굳혀 나갔다. 반면 그 유명세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누구도 몰랐다. 그리고, 계약 해지의 이유로 소속사 대표의 성희롱 문제를 꺼냈다. 대중에게 아직은 외모 밖에 내세울 것이 없던 여자가 유명해지고, 그 과정에서 모든 사생활이 대중의 호감/비호감의 판단 대상이 되는 과정.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시구 이후 클라라의 지난 2년은 마치 한 시대의 응축처럼 보인다. 남들보다 더 몸을 드러내든, 상상을 벗어나는 일을 하든, 우리는 유명해질 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은?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5012610067238898



  • 늘푸르러.. 2015.01.28 11:38
    미란다커.........미란다커랑 패리스힐튼이 롤모델이라니....
  • 핑본 2015.01.28 11:45
    거짓말도 병임
  • 딩가딩가 2015.01.28 11:51
    가진 것에 비해 욕심이 너무 많음.
  • 아리아스미 2015.01.28 11:55
    진짜 궁금하네요 대체무엇을바라고 그러는건지..ㅋㅋ
  • 비엔또 2015.01.28 12:02
    과유불급. 가진 것부터 천천히 증명하고 인정받는 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스타가 되려고 한 욕심이 지나쳤어요.
  • 보니에 2015.01.28 12:07
    결국 뿌린대로 걷는중
  • 5월의향기 2015.01.28 12:11
    왜 외로웠는지 자기반성부터 해보길. 연기도 그닥, 노래도 못하고, 예능끼도 없고,
    호감은 사는 게 아니라 얻는 것이다.
  • 싱싱한하루 2015.01.28 12:14
    오랜 무명 생활동안 애정결핍이 극에 달한듯.. 그러다 얻은 대중의 이슈의 맛을 잊지못하고 점점 더 큰 관심을 얻고싶었고...
    그러다가 망한 케이스...
  • 차칸도둑 2015.01.28 12:20
    "클라라는 유명한데, 유명할 뿐이다." 가장 함축적이고 공감되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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