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무르익는 5월. 2~4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볼만한 공연이 하나 올려진다. 바로 오페라의 왕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 IAM 오페라 갈라 2013’. 이 공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있다.

첫째, 이태리 오페라의 상징 스칼라극장의 최고 가수들이 대거 내한하여 무대를 장식한다. 지휘를 맡은 클라우디오 마리아 미켈리를 필두로 테너 마리오 말라니니,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 소프라노 눈찌아 산토니로코, 메조소프라노 카티야 리팅같은 스칼라극장의 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이태리 오페라 음악을 아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라 반길만한 캐스팅이다.

둘째, 공연무대가 이른바 3D 프로젝션 매핑 테크놀로지를 통해 구현된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아온 오페라 무대장식이 아니라 무대자체가 3D 입체 영상으로 꾸며진다는 얘기다. 국내 오페라무대에서는 당연히 첫 시도고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순수전통예술과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만남을 통해 구현하는 새로운 형식의 무대예술이라는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리릭 소프라노 김선희의 캐스팅이다. 김선희의 캐스팅을 두고 오페라계에서 여러 얘기가 들린다. 이 공연을 기획하고 총 예술감독을 맡은 사람이 아이엠 매니지먼트의 한승연 대표다. 한 대표는 오페라 공연기획 이전에 이태리 베르디 국립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성악 실내악을 공부한 정통 음악인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태리 유학당시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지 오페라계의 주요 인사들과의 친분을 쌓았다. 이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이번 공연도 한승연 대표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 한승연 대표가 소프라노 김선희를 선택했다. 김선희의 음악경력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태리 베르디 국립 음악원과 베르첼리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거쳤다. 또한 김선희는 러시아 극동예술 아카데미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슈베르트콩쿨, 로디콩쿨, 토르토나콩쿨 같은 유수의 콩쿨에서 입상하면서 현지 성악계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그녀는 성악가로는 드물게 ‘어린이들을 위한 성악기초’나 ‘쉽게 배우는 가창입문’ 같은 음악 이론서를 저술하는 등 아카데믹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번 공연의 총 예술감독인 한승연 대표는 베르디의 오페라가 요구하는 소프라노 아티스트의 실력으로만 놓고 봤을 때 김선희의 캐스팅한 것은 일종의 ‘정답’이라고 잘라 말한다. 정제되고 깔끔한 음색을 지닌 리릭 소프라노로서 이태리 정통오페라를 김선희만큼 표현하는 사람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 대표는 지금도 일 년에 한번 이태리를 방문하여 현지 음악을 관찰하며 오페라 뮤지션으로서의 자기계발에 소홀함이 없는 소프라노 김선희의 음악적 열정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한승연 대표는 김선희 같이 실력있고 재능과 열정이 넘치는 음악인은 좀 더 알려져야 하고 그 역량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때로 그녀가 이른바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소 평가절하 되고 있는 우리네 음악계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한 대표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 이번 공연이지만 개인적으로 소프라노 김선희가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평가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번 공연에서 소프라노 김선희가 맡은 배역은 춘희의 비올레타와 리골레토의 질다. 그리고 군도의 아말리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