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1만m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승훈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내 아들레르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4위를 차지했다.

4년 전 밴쿠버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훈은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를 노렸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 8일 5000m에서 12위에 머문데 이어 1만m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하면서 노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이승훈은 5000m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날 1만m 경기에 칼을 갈아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이승훈의 편이 아니었다.

이승훈은 가장 마지막 조인 7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공교롭게도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는 네덜란드의 ‘절대강자’ 스벤 크라머르.

이미 50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크라머르는 4년 전 1만m에서 어이없는 레인 실수로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넘겨줘야 했다. 본인 스스로 1만m에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1500m 출전까지 포기했을 정도다.

이승훈으로선 그런 크라머르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다는게 부담이 될 지, 아니면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이승훈이 경기를 펼치기 전까지 1위는 요리트 베르그스마(네덜란드)의 12분44초45. 4년 전 이승훈이 세웠던 올림픽 기록 12분58초55를 무려 14초 이상 앞당긴 좋은 기록이었다.

이승훈으로선 최소한 메달권이 진입하기 위해 밥 데용(네덜란드)가 기록한 13분07초19를 넘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이승훈은 초반 크라머르보다 앞서는 페이스로 여유있게 질주해나갔다. 중간 선두인 베르그스마의 기록보다도 앞서는 시간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400m 랩타임을 30초대로 유지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승훈은 4800m 지점까지 베르그스마의 기록보다 1초 이상 앞서는 페이스를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5000m를 지나면서 이승훈의 속도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크라머리가 세계신기록 페이스로 멀찌기 앞서 나간 반면 이승훈은 눈에 띄게 페이스가 처졌다. 6000m 지점을 통과했을때 이승훈의 기록은 이미 베르그스마 보다 3초 가까이 지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동메달은 가능한 질주가 계속 이어졌다.

이승훈은 베르그스마에 6초 정도 뒤진 기록으로 7200m 지점을 통과했다, 이미 크라머르는 멀리 앞서 나가 이승훈이 따라가기 힘든 상황. 하지만 이승훈은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승훈은 선두에 10초 이상 뒤지는 기록을 이어갔다. 마지막 투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동메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 가운데 이승훈은 마지막 스퍼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