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일까요?
상황을 종합해보면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했다는 표현보다는 레인저스가 추신수를 선택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초부터 꾸준히 뜨거운 애정을 보인 레인저스의 정성에다가 스캇 보라스의 협상 수완이 맞물리면서 막판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7년 1억30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하면서 '코리언 빅리거'의 역대 최고 계약이던 박찬호의 계약보다 정확히 두 배인, 기록적인 계약에 합의했습니다. 추신수와 그의 가족에게는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 셈입니다.


< 화제가 된 추신수 3남매의 레인저스 저지 사진. 이 저지는 레인저스의 다니엘스 단장이 11월 초 추신수와 미팅을 할 때 제작해서 선물한 것입니다. 사진=하원미SNS >

단장과 감독이 추신수 직접 찾아가 미팅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텍사스는 일찍부터 추신수를 점찍고 정성을 들였습니다. 추신수가 프리에이전트가 된 직 후 그러니까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1월 초 존 다니엘스 단장과 론 워싱턴 감독은 구단 관계자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 뉴포트비치를 찾았습니다. 스캇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추신수와 미팅을 위해서였습니다. 이들은 두 시간여에 걸쳐 '화기애애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익명의 관계자는 "단장을 물론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뉴포트 비치로 날아왔었다. 사실 깜짝 놀랐다. 물론 추신수도 애리조나 집에서 사무실로 와서 장시간의 미팅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혔습니다.

레인저스에서 추신수에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는 22일 미국에서도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추신수의 세 아이들이 모두 텍사스 레인저스의 저지를 입고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저지들은 바로 다니엘스 단장이 당시 제작해서 추신수에게 선물로 건넨 것이었습니다. 작지만 큰 정성에 의리를 중시하는 추신수는 레인저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텍사스 6년 1억 달러 제안, 그리고 양키스의 도움

그러나 텍사스에서 추신수를 강력히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당초 텍사스는 6년에 1억 달러의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넬슨 크루스와는 5년 7500만 달러까지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흘렸지만 그들의 목표는 확고히 추신수였습니다. 그렇지만 7년 1억5300만 달러의 자코비 엘스버리급의 계약을 요구하는 보라스 측과는 차이가 상당히 컸습니다.

외야수 시장이 점점 줄어들면서 입지가 추신수의 조금씩 힘겨워 지는 순간 뉴욕 양키스가 뛰어들었습니다. 양측은 협상을 거듭하면서 결국은 알려진대로 7년 1억4000만 달러 대까지 양키스의 조건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양키스는 나름대로 플랜B로 카를로스 벨트란과도 협상을 하고 있었고 막판 협상이 진통을 겪자 급격히 벨트란 계약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번 협상에 참여했던 이 관계자는 "우리가 거절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추)신수의 마음이 중요한데 뉴욕의 드센 언론과 팬 문화, 그리고 비싼 생활비와 아이들을 위한 주거 여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양키스는 신수가 1순위로 선호하는 팀은 분명히 아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양키스의 이런 제안은 텍사스와의 협상에 새로운 물꼬를 터주었습니다. 6년 1억 달러에서 물러서지 않던 텍사스는 양키스의 훨씬 큰 제안도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자 추신수를 잡으려면 새로운 제안을 할 수밖에 없다는 반향으로 선회했습니다.
텍사스는 일단 기간을 7년으로 올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금액은 보라스의 요구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텍사스는 처음에 평균 1670만 달러 선의 연봉을 처음에 제시했지만 내심 평균 연봉 1800만 달러 선까지는 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대략 1억2000만 달러까지는 텍사스도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보라스는 엘스버리와 칼 크로포드 등의 계약을 선례로 들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다가 결국은 7년 1억3000만 달러, 약 1857만 달러의 평균 연봉에 합의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뉴욕 주와 텍사스 주의 주 세금은 약 10%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추신수의 실제 수령액으로 보면 오히려 양키스의 7년 1억4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되므로 자신이 원하는 팀과 계약을 하면서 실익도 얻는 일거양득의 계약을 끌어낸 셈이 됐습니다.

앞으로 일정- 크리스마스에 신체검사

아직 공식적으로 구단에서나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나 계약 성사 발표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텍사스 구단 관계자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역시 아직은 노코멘트였습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요식행위이긴 하지만 아직 신체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체검사는 24일(한국시간 25일)에 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27일(한국시간 28일)에 입단 기자회견을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길 수 있는 팀, 분위기 좋은 팀, 가족들에게 환경이 좋은 지역의 팀을 원하던 추신수에게는 최상의 선택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추신수의 영입과 함께 텍사스 레인저스는 대번 AL 서부조 우승은 불론 월드시리즈의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