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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사교계의 샛별에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최근 뉴요커의 관심은 한 20대 여성의 재판 결과에 쏠려 있다. '가짜 상속녀'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애나 소로킨(28)이다. 지난달 26일 뉴욕주 법원에서 사기·절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소로킨은 이달 9일 형량 선고를 앞두고 있다. 언론은 그가 최고 1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소로킨은 2013년 '애나 델비'라는 가명으로 뉴욕 사교계에 등장해 패션·예술계 인사들과 친분을 맺었다. 동유럽 억양이 섞인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스스로를 '독일계 백만장자의 상속녀'라고 소개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고 물 쓰듯이 돈을 써대는 그의 말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로킨은 맨해튼 고급 호텔에서 숙식하면서 호화 레스토랑과 명품숍을 전전했다. 화려한 삶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로킨의 실상은 상속녀와 거리가 멀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출생인 그는 16세 때인 2007년 부모를 따라 독일로 이민 갔다. 러시아에서 트럭 운전을 하다가 독일에서 소규모 냉난방 사업을 하는 소로킨의 아버지에겐 그녀에게 상속해줄 재산 따위는 없었다. 소로킨은 런던에서 패션스쿨을 다니다 중퇴하고 파리의 패션 잡지사 '퍼플' 인턴으로 취업하면서 잡지에 나오는 화려한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애나 델비'라는 가명을 만든 것도 그 무렵이다.

소로킨은 뉴욕으로 오면서 상속녀로 둔갑해 본격적 사기 행각을 시작했다. 뉴욕포스트에 의하면, 그는 사업을 하겠다며 대출 서류를 위조해 금융회사에서 모두 20만달러(약 2억3400만원) 넘는 돈을 대출받았다. 호텔에선 100달러 지폐를 팁으로 뿌렸다. 돈이 떨어지면 사교계 지인들에게 "지금 독일 은행에서 바로 이체가 안 되는데, 나중에 입금해줄 테니 돈 좀 빌려줘"라는 식으로 사기를 쳤다.

소로킨의 가짜 상속녀 행세는 2017년 10월 사기 행각이 발각돼 체포되면서 4년여 만에 끝이 났다. 최근 그는 법정에 나올 때도 할리우드 유명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해 '이브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 의상을 입었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소로킨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작년 8월 패션지 '배니티 페어'의 편집자 레이철 윌리엄스의 기고문을 통해서였다. 그는 기고문에서 "애나는 구치 샌들과 셀린 선글라스를 끼고 내 인생에 들어왔다. 맨해튼 고급 호텔에서 생활하고,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만찬을 즐기며, 모로코의 호화 휴가 등 한 치의 오점 없는 세계를 내게 보여줬다. 그러다 내 돈 6만2000달러(약 7200만원)를 들고 사라졌다"고 썼다. 실제로 소로킨은 윌리엄스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자신이 비용을 대겠다며 개인 비행기와 모로코 고급 호텔 예약을 한 뒤 결제할 때가 되자 "신용카드가 안 되는데, 대신 내 주면 나중에 입금하겠다"고 한 뒤 잠적했다.

소로킨의 사기 행각은 조만간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미국 인기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작한 프로듀서 숀다 라임즈가 연출을,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수상 배우 제니퍼 로런스가 주연을 맡을 예정이다. 오는 7월엔 소로킨의 사기 피해자 윌리엄스가 쓴 소로킨의 이야기가 책으로도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