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리본과, 국화를 단 거위들이 중국의 한 동물병원 앞에서 이색 시위를 벌였다.

중국 허난성 카이펑에서 거위 농장을 운영하는 쉬둥성(徐東升)씨는 최근 키우던 거위 2871마리 중 2850마리를 잃었다. 허난 농업대학 동물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인 후 발생한 참극.


쉬둥성씨는 거위에 ‘寃(억울하다)’라고 쓴 풍선을 매달고 병원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처방약 먹은 거위 집단폐사

카이펑 남부에서 거위농장을 운영하는 쉬둥성 씨는 부부가 같이 거위 3천 마리를 키우는 전문 농업인이다.

지난 10월 3일부터 B구역에서 키우던 거위 몇 마리가 연달아 폐사했다. 쉬 씨는 동료와 함께 죽거나 병든 거위를 가지고 정저우 허난 농업대학 동물병원을 찾았다. 병원 수의사는 세 마리를 해부한 후, 모든 거위에게 먹이라며 1580 위안(약 30만 원) 상당의 약을 처방했다.

쉬 씨는 “당시 처방받은 약에는 상표나 생산자 같은 기본적인 사항이 표기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처방한 약이라 믿고 농장 거위에게 모두 먹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다음날 거위 20마리가, 그 다음날에는 A, C, D 구역의 거위까지 사망했다. 쉬 씨는 다시 동물병원을 급히 찾았고, 300 위안(약 6만 원) 상당의 약을 다시 처방받아 먹였다. 하지만 다음날 약이 든 물을 마신 모든 거위가 사망했다.

10월 9일 쉬 씨는 담당 수의사를 농장으로 오게 했다. 담당의사는 원인을 묻는 쉬 씨의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쉬 씨는 1300위안(25만 원) 상당의 약을 다시 샀다. 의사는 “약값은 생각하지 말고 일단 먼저 먹여보자”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먹였지만,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10월 15일 그의 거위 중 살아남은 거위는 21마리에 불과했다.

쉬 씨는 할 수 없이 인부를 고용해 죽은 거위를 묻으면서, 해당 동물병원에 폐사 사인을 계속 물었으나 병원에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22일 오전 병원을 찾은 그는 결국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고, 병원은 아직도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검은 리본과 국화를 단 거위들

10월 25일 오전 10시, 쉬 씨는 남은 거위 21마리와 함께 허난 농업대학 동물병원에 도착했다. 검은 리본과 국회를 단 거위들이 ‘寃(억울하다)’자가 쓰인 풍선을 매달고 거리고 나섰다. 쉬 씨는 현장에서 병원처방, 거위 폐사상황 등을 담은 대형 자료를 보이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병원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오자, 답변을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다.


쉬 씨는 거위의 사망은 병원의 오진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진찰을 담당했던 병원장 인 교수는 거위가 조류 독감에 걸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쉬 씨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물었더니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먼저 성 질병통제센터에서 검사할 것을 권유했다. 실제로 조류 독감일 경우, 질병통제센터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내가 치료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검사를 받지 않았다.”

쉬 씨는 인 교수가 이 말을 한 것은 사실이며, 거위에게 3달마다 한 번씩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월에 접종을 했으며, 최근에는 알을 낳는 시기여서 품질에 영향을 미칠까 봐 접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허난농대 “우린 상관없는 일”

25일 오전 인 교수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쉬 씨는 허난 농업대학을 찾았다. 농대 홍보부 왕빈치(王賓奇)부장은 인 교수는 이미 퇴직했으며, 해당 동물병원 면허증은 인 교수 개인 것이기 때문에 학교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학교와 협의 없이 학교 명칭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는 위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