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형광펜 장치. 일반적인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특수잉크로 답안을 적은 뒤, 볼펜 끝에 설치된 특수 전등을 비추면 된다.

중국의 각종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만연하면서 이를 적발하기 위한 감독 시스템도 덩달아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30일 허베이성 국가공무원채용시험에서는 전국 무선관리계통의 핵심기술인력 58명 및 이동감시차량 9대, 감시측정 설비 32대를 동원해 현장에서 무선설비를 활용한 부정행위 4건과 부정행위자 8명을 적발하고, 부정행위에 사용된 무선설비 4대를 압수했다.


지난 10월 실시된 전국 간호사기술자격시험에서 심양고사장에서만 17명의 부정행위 응시자가 적발됐다. 이들은 지우개식 접수기와 마이크로 이어폰 등의 도구를 사용했고, 시험감독관은 이를 적발하기 위해 휴대용 차폐장치, 금속 탐측기와 커닝 감시용 탐측기 등 첨단 장비를 총동원했다.


전국 대학원생 모집시험을 주관한 헤이룽장성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의 부정행위 특징을 참가자들의 고학력, 부정행위 방식의 고지능, 부정행위 수단의 고과학, 부정행위의 고비용 등 ‘4고’로 요약했다.


현재 중국 인터넷상에는 부정행위 장비 광고를 도처에서 볼 수 있다. 컨닝용 지우개에서부터 무선 송수신 장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 무선 이어폰과 무선 송수신장치. 당국은 이를 적발하기 위해 무선 감시차량까지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감독 시스템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커닝 수법을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더욱 큰 문제는 부정행위로 합격한 사람들이 사회에 미칠 폐해이다.


이렇게 합격한 간호사는 환자에게 주사하기 전 실시해야 하는 알레르기 테스트를 잊어버려 생명의 위험에 빠뜨릴 확률이 높다. 이렇게 합격한 대학원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외국의 논문을 표절해 교수 직함을 얻을 것이고, 이렇게 합격한 공무원들은 아첨으로 진급하고 뇌물로을 챙길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부정행위를 일삼는 사람보다 더욱 악독한 것은, 공산당 간부의 자제 등 후광을 입은 계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애써 부정행위를 저지를 필요 없이 사전에 답안을 미리 입수해 태연하게 시험을 치르면 되고, 사회나 학교에 진출한 뒤에도 유리한 위치를 손쉽게 선점한다는 것이다.

어느 외국인 교수의 경험담

베이징의 한 영어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 적이 있는 오스트리아 여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에서의 경험담을 서술했다. 그녀의 학생들은 대부분이 전문직이거나 성인들이었다고 한다. 하루는 그들에게 진실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진행하게 했다.


몇몇 학생들이 자신의 부정행위 경험을 스스럼없이 말했고, 방송국에 다니는 한 여성은 여타학생들이 말한 커닝 방법은 하수라며 자신의 소위 ‘고수’ 수법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그녀는 시험 직전에 손톱 손질을 통해 광을 냈으며, 광을 낸 손톱을 거울처럼 사용해 감독관이 다가오는지 살폈다고 한다.


당시 이 외국인 교수는 그녀의 커닝 방법에도 놀랐지만, 진실이라는 주제를 놓고 자신의 부정행위 경력을 태연하게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더욱 놀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