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 전범기업들의 소송을 대리한 건 우리나라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이었죠.

2012년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배상하라며 하급심 판결을 파기해 내려보내자 김앤장이 외교부와 청와대, 법원행정처와 협력해 이 판결을 다시 뒤집으려고 했다는 게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데요.

이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들의 구체적 내용이 어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공개됐습니다.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제징용 사건이 파기 환송을 거쳐 대법원에서 다시 심리되고 있던 2014년 11월.

미쓰비시와 일본제철을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들은, 의뢰인인 일본 기업 관계자와 전화 회의를 했습니다.

김앤장 측은 2012년 대법 판결을 뒤집으려면 "계기"가 필요하다면서, "청구권 협정의 일방 당사자인 한국정부"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진 법률적으로만 호소해왔지만, 외교부 등 행정부를 통해 "대법원을 설득"하자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외교부를 이용하자는 겁니다.

특히 "그런 시기가 무르익었다"며 당시 박근혜 정부와 교감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김앤장 내부 문건 내용입니다.

김앤장에서도 단 5명만 공유한 극비사항이었는데 이 소송 전략은 실제로 추진됐습니다.

더구나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도 "대법관 설득의 무기로 외교부 등의 의견서가 필요하다"며, 외교부 의견서 제출을 촉구하는 문서를 대법원에 내라고 김앤장에 알려주는 등 '판결 뒤집기'를 주도한 정황이 김앤장 문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재판에선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담당 국장에게 "특명"을 내려 강제징용 피해자 "패소에 전폭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도 나왔습니다.

당시 김앤장 송무팀 책임자였던 한상호 변호사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업무상 비밀 누설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증언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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