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이중기소’한 데 대해 현직 검사가 위헌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목적이 의심된다며 일침을 가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진혜원(사법연수원 34기) 부부장검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이중기소는 헌법이 보장하는 일사부재리 원칙을 침해할 뿐 아니라, 기소 자체에 미필적 의도가 있어 보이므로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6일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이후 추가 강제수사 등을 거쳐 대폭 뜯어고친 공소장으로 17일 정 교수를 별도 기소했다. 최초 기소 사건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한 데 따른 맞대응 차원이었다.

진 검사는 ‘미필적 의도에 따른 검사의 공소권 행사를 공소권 남용으로 보고 공소를 무효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조 전 장관 청문회 당일 이례적으로 밤 늦게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 사후 압수수색을 거쳐 재기소했다는 점을 전제로 ‘동양대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 이뤄진 두 차례 기소의 문제점을 순서대로 분석했다.

우선 진 검사는 조 전 장관 청문회 당일 이뤄진 검찰의 첫 번째 기소에 대해 “증거가 있는 상태에서 기소했다면 기소 이후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증거가 없을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며 “이러한 경우라면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 판결을 선고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이어 “설령 증거를 제시한다 하더라도 같은 문서에 대해 다시 기소한다거나, 같은 문서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요청하는 등의 후행 행위는 첫 번째 공소제기에 공직자의 취임을 방해하기 위한 그릇된 의도가 있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우 첫 번째 기소는 본안에 대한 판단인 무죄 판결 대신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의 ‘공소권 남용에 의한 공소기각’ 판결 선고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전날 이뤄진 검찰의 두 번째 기소 역시 궁극적으로 공소기각 판결이 나와야 마땅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27조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가 제기되면 실체(문서 위조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같은 헌법상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을 권리(일사부재리)가 규정돼 있다는 점과 국가공무원법상 ‘국민에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에 불과한’ 검사가 별도의 목적 달성을 위해 국민에 대한 기소 권한을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전제로 들었다.

진 검사는 “국가공무원인 검사를 포함한 수사기관은 같은 문서에 대해 처음부터 신중하게 수사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며 “별개의 목적 달성을 위해 공소권을 남용한 후 그 남용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동일한 문서에 대해 별도 기소하는 경우, 일시·장소·방법과 공범을 변경해 기소하는 경우, 헌법이 국민들에게 일사부재리의 권리를 침해할 구체적 위험이 초래되는 행위로서 허용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중기소 금지 규정을 근거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검사는 과거 제주지검에서 있었던 이른바 ‘영장회수 사건’을 공론화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진 검사가 2007년 제주지검 근무 당시 약품거래 관련 사기 사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김한수 당시 차장검사가 진 검사 몰래 이미 접수된 영장청구서를 무단 회수한 사건이다.

진 검사는 내부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감찰을 청구했다가 오히려 표적 감찰을 당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후 진 검사는 영장회수 사건 폭로로 검찰 조직으로부터 부당한 처분을 받았다며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경고 처분 취소 소송)을 내 지난 10월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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