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전인 1990년, 세계 반도체 기업 톱10 가운데 6개가 일본업체였습니다. 하지만 작년 이 명단에는 일본 기업이 단 하나도 끼지 못했습니다. 대신 1위와 3위를 한국 업체가 차지했죠. 일본의 당혹감, 초조감은 "반도체 패전"이라는 현지 신문의 기사 제목에서 그대로 묻어나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난달 시작된 수출 규제는 바로 반도체에 집중됐습니다. 때맞춰서 일본과 미국의 후발업체들은 본격적인 투자와 생산 확대에 들어갔습니다. 일시적인 보복이 아니라 '기술패권 전쟁'의 성격이 짙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다만 일본의 의도대로 되겠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겠지요. 오늘(19일) 뉴스룸은 이 문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먼저 일본 업계의 움직임을 정재우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일본 도시바입니다.

도시바는 원전사업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지분을 미국과 한국 기업에 넘기는 등 위기를 맞았습니다.

6월에는 정전사고로 반도체 공장이 멈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졌습니다.

도시바가 제2의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점찍은 기타카미 공장입니다.

4만㎡ 규모에 11조 원을 투입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메모리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를 하며 공격적인 생산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정전으로 멈췄던 요카이치의 공장도 최근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도쿄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확보하고, SK하이닉스에 팔았던 주식도 되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일본만이 아닙니다.

미국 마이크론은 15일 차세대 D램 대량 생산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론이 준비하고 있는 무기는 1Z의 10나노급 공정이 적용된 차세대 D램입니다.

그 중심엔 일본 엘피다 메모리를 인수해 확보한 이곳 히로시마 공장이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 2조 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마이크론이 일본에서 확보한 인력을 합치면 연구개발 인력은 삼성전자의 2배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산업계 관계자 : (D램) 양산을 위한 거점을 보이지 (미국) 본사 공장이 아니라, 일본에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마이크론 자체의 전략입니다. 3000억엔을 들여 신공장을 (지었는데), 완전히 새로운 제2 신공장을 (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미국이 각각 낸드플래시와 D램에서 한국을 상대로 협공에 들어간 양상입니다.

[미나미카와 아키라/IHS마킷 애널리스트 : 유저들은 SK하이닉스, 삼성의 메모리를 사고 있지만 동시에 도시바나 마이크론의 메모리도 많이 사고 있습니다. 그게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라 생각하는 게 당연합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819212014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