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와 감사 추천권 달라"
실적 줄어드는 인터넷·게임업계, 강성노조 등장에 노사갈등 심화


국내 대표 인터넷·게임 기업들은 내년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강성 노조의 등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노총 소속의 네이버와 카카오 노조는 노사협상에서 사외 이사와 감사 추천권 등 사실상 경영 참가를 요구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5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지난 18일 사측과 1차 교섭을 진행한 자리에서 사외 이사·감사 추천권, 그리고 노조가 주주총회를 참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임원급 인사 영입의 근거가 불명확하다. 투명한 경영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사외 이사와 감사 추천권을 달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노조는 또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률을 객관적 지표로 공개하고 자유로운 부서 이동 보장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회사 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외부 인재 영입과 인사는 경영진의 고유 권한인데 이런 부분까지 노조가 개입한다면 노사 교섭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 이사회는 사내 이사 4명, 사외 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19일 13차례에 걸친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첫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네이버 본사 사옥 앞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교섭 결렬은 사측이 선택한 결론"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했다. 네이버 노조 역시 사외 이사와 감사 추천권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측이 교섭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노조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노조와 합의하에 협상 결렬 선언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노총 산하 인터넷·게임 업계 노조들은 서로 긴밀하게 협의하며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 노조가 공동으로 노동상식을 담은 잡지 'Item(아이템)'을 발간해 각 노조와 민노총 산하 수도권 지회에 배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네이버를 시작으로, 지난 9월 넥슨·스마일게이트, 지난 10월 카카오까지 차례로 민노총 화섬식품 소속 노조가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