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해봐요.
그러니까 그 비극이라고 하는 건 말할 수가 없는 비극이예요.
거기서 생겨난 모오~든 악습과 악폐.
일제 식민지는 우리 민족으로부터 모든 공공의식을 뺏아갔어요.

무슨 얘기냐면,
이게 내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그저 내가 사는 집 울타리만 생각하는 거예요.

이 울타리만 벗어나면 뭐예요?
남의 나라고, 순사가, 일본 순사가 댕기는 곳이예요.
모든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뺏아가 버렸다고.

내 나라가 아니니까.

공공의 나라가 없어요.
공공의 장소가 없어요.

그러니깐 조선 왕조의 문벌주의, 이런 귀족주의, 양반 지배구조가, 뭐냐면,
일제시대 때 아주 옹졸한 가족주의로 응결이 된 거예요.

그래 가지고 이러한, 일제시대 때 이러한 악랄한 폐습이,
해방후..


해방 웃기네?
언제 우리가 해방을 맞이했어요?
우린 해방은 없었어요.


왜?
해방이라는 건 우리가 우리 힘으로 쟁취했을 때만이 해방이예요.

아시겠습니까?
8.15 해방은 해방이 아니예요, 그거는.
그냥 우연히 주어진거예요, 그냥!

우리는 해방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다시 우리는, 제국주의의 밑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여러분 아셔야 되는 건,
단군 이래, 이승만처럼 막강한 왕은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에게 항거하는 모든 사람을 다 죽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러한, 그러한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그것이 군사독재로 이어졌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우리 역사에 내재적인 요소로 만연돼있는 겁니다.

이건 너무도,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고,
여기에 금권이 결탁하고 정치가 결탁하고 모든 만연된 부패가 있어요.
이 부패에 대해서 우린 모두가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최소한,
그러나 우리 국민이 이제는 뭐냐하면은,
이렇게 만연된 6백 년의, 6백 년의 유교 혁명이 일으켜놓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근원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 한,
우리 민족의 미래는 없다고 하는, 그러한 인식에,
모든 사람들이 지금 합의하고 있는거예요.

 

 

- 도올 김용옥 -





도올의 기회주의적인 처신과는 별론으로

그가 이 강연에서 적시한 공공적 가치에 대한 전도와

상실에 대한 지적은 뼈아프며 절절하다.

우리는 지금 해방된 것이 아니라는 통절한 고백은..

진짜 가슴이 저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