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여자 어린이를 상대로 57대 남성이 잔혹하게 성폭행한 이른바 ‘나영이(가명)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의 확정판결이 난 상황에서 국민적 서명운동이 확산되고 청와대 게시판까지 글이 폭주하자 이례적으로 대통령과 법무장관까지 나서 이를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이명박 대통령은 9월 30일 "평생 그런 사람들은 격리시키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대통령의 마음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에서 판단한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귀남 법무장관도 30일 "징역 12년을 가석방 없이 엄격하게 집행하라"고 지시하고 "피고인이 출소후 이행해야 할 전자발찌 7년간 부착도 철저히 집행하라"고 명했다.

‘나영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안산에서 발생했다. 범인 조모(무직)씨는 등교하던 나영이를 근처 건물 화장실로 끌고 가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마구 때린 후 가혹하게 성폭행했다.

조씨는 곧바로 붙잡혔지만 나영이는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영구적으로 소실돼 8시간의 수술을 받았음에도 회복이 불가능해 배에 구멍을 뚫는 조치를 받았다.

올 3월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조씨에게 징역 12년에 전자발찌 부착 7년, 신상정보 열람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무기징역을 구형(求刑)했으나 재판부는 조씨가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해 형량을 낮춰 선고한 것.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씨가 판결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대법원에 항소했으나 원래 형 그대로 12년형을 확정 받은 것이다.

이 판결은 서울고법에 이어 올 9월24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사건은 전자발찌 도입 1주년을 기해 KBS 1TV '시사기획 쌈'에서 재조명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게됐다.

한 어린이가 평생 씻을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게 한 댓가가 고작(?) 징역 12년이라는 사실에 국민들은 치를 떨었다. 조씨 측에서 12년형이 과하다며 이를 항소하고 죄를 뉘우치는 기미가 없다는 소식은 이같은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나영이 사건’은 며칠째 각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모인 시민 수십만명이 범인을 중형에 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상황에서 이런 국민들의 염원이 현실화 될 수 있을까.

법무법인 승지 강유진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미 판결은 돌이킬 수 없다"고 단정했다.

"개인적인 입장으로 본다면 피해자의 피해정도가 너무나 심해 범인이 마땅히 무기징역에 처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견일뿐 법치국가에서 모든 사건의 형량은 법의 잣대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법의 테두리 안에서 피의자를 12년형 이상의 중형에 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나영이 사건'의 정황을 자세히 알기 전에는 성폭행범이 12년을 구형받았다는 것만 듣고는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생각했었다"며 "아동성범죄의 경우 특히 피해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에 비해 현실적으로는 그다지 높은 형량을 선고받지 않는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사건 기록을 보지않은 상황에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재판부가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 판단해 법을 근거로 양형했을 것이 분명하다"며 "형평성의 원칙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여론의 악화됐다고 해서 사법부가 이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 가석방이나 사면 등의 처분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조씨의 경우는 그럴 가능성이 배제됐다는 사실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처벌인 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각처에서는 법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흉악범의 형량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검찰과 법원은 법 집행에 문제가 없었음을 항변하면서도 비난여론을 잠재울 뾰족한 대안이 없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제 2, 3의 '나영이'가 생겨나지 않도록 사회적 제도장치를 만들고 법규를 강화하는 것만이 우리들의 과제로 남았다.





저 죽일놈은 사형이 답인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