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약속’이 정치구호일 뿐이라는 대통령의 말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1~2년 내 일자리 문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말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말이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거듭 상기하면서 섣부른 낙관론 대신 꾸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연 설명했다.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찾겠다는 다짐에서 나온 말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어제 회의에 보고된 정부 대책은 그런 뜻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부는 애초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희망근로와 청년인턴 사업 등 단기 일자리 사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 대책으로 국가고용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수급 불일치 해소 방안도 마련하겠다지만, 아직은 그런 계획을 세워 보겠다는 방침일 뿐이다. 지금껏 해오던 대로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당장 숫자에 급급한 그런 단기 대책으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분명하다. 실제로 9월 취업자 수가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지만, 고용률은 지난해 9월보다 낮다.



재정 투입으로 근근이 유지하는 30만~40만개의 공공부문 단기 일자리 덕에 일자리 감소폭이 둔화한 것처럼 보일 뿐, 제조업·음식숙박업·건설업 등 민간 부문의 일자리는 여전히 부진하다. 희망근로 대상인 50대 이상 취업자는 늘었지만, 한창 일을 해야 할 40대 이하의 취업자는 오히려 줄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1년 전에 견줘 더 높아졌고, 구직단념자도 계속 늘고 있다. 지금까지의 미봉책 말고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근본적인 발상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노력은 않은 채 1~2년 안에 일자리 문제가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만 말한다면 그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따지자면 일자리 약속을 남발한 것은 바로 이 대통령 자신이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5년간 60만개씩 모두 3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해서 당선된 뒤에는 목표치를 조금씩 줄였다.



지금 와서 일자리 약속이 정치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면, 스스로 국민을 속였다고 자복하는 셈이다. 말 바꾸기란 비난도 피하기 어렵다. 그렇게 미리 핑계부터 대려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실질적 고용 창출 대책에 나서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