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박 전 회장이 경영난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4일 밝혔다.

노상태 형사과장은 이날 오후 수사브리핑에서 "박 전 회장을 처음 발견한 가정부 김모(63)씨, 박 전 회장을 병원으로 후송한 운전기사 김모(45)씨 등과 검안의의 진술과 자택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박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7시50분께 서울 성북동 자택 드레스룸에서 쓰러진 채 가정부에 의해 발견됐다.

가정부 김씨는 경찰에서 "박 전 회장이 드레스룸에서 넥타이로 목이 졸린 채 쓰러져 있어 가위로 넥타이를 끊은 뒤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연락, 병원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측은 "박 전 회장의 목에서 삭흔(끈으로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날 박 전 회장 사망 직후 자택으로 수사관들을 보내 현장검증을 벌여 침실에 있는 금고 안에서 박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는 A4 용지 7매 분량으로 "가족에게 미안하다, 회사가 너무 어렵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유서는)A4 용지 몇 장에 볼펜으로 직접 작성했고 가족이야기가 있지만 형제들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유족들이 유서 내용을 밝히는 것을 원하지 않아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전 회장 가족, 가정부, 검안의 등의 진술과 유서 내용 등으로 미뤄 박 전 회장이 성지건설 경영 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주변인들을 상대로 자세한 자살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체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7시50분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30여분간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8시32분께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