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소송에 휘말린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가운데, <조선일보>가 19일 이 장관 사퇴를 촉구한 민주당과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들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이 장관을 적극 감싸고 나섰다. 그러나 같은 날, 한나라당 친이계 진수희 의원도 이 장관을 질타하면서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이만의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조선일보> "공직자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는 법이거늘"

박정훈 <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은 이날자 칼럼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를 통해 "1994년 11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혼외(婚外)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이렇게 반문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며, 이 사실을 보도한 '파리 마치'에 대해 "르피가로는 '하수구 저널리즘'이라 쏘아붙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한국에도 공직자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공직자의 사생활 소문이 황색 인터넷에 오르거나 선거 때 상대방 비방 루머를 퍼뜨리는 식의 '반칙'은 있을지언정, 적어도 공공 영역에선 사생활 문제가 보호돼왔다. 몇몇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 문제도 있었지만, 주류 언론이나 정치권은 '침묵의 신사협정'으로 지켜 주었다"며 "그런데 불문율이 A장관 사건에서 깨져 버렸다. 민주당은 17일 실명을 못박아 A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중앙 일간지 한 곳도 실명으로 사건을 보도했다"며 민주당과 타언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 장관과 소송을 건 진씨 모녀 주장을 소개한 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A장관과 진씨가 알아서 해결할 개인적 이슈에 불과하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로선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며 "우리가 관심을 가질 것은 그런 사생활의 문제가 A장관의 직무에 영향을 미칠 '공적(公的) 이슈'냐 하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A장관이 결혼 후에도 부도덕한 일을 범했는가. 35년 전 미혼 시절의 '실수'가 장관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될 만한 것인가. A장관이 지난 30여년간의 공직 생활 중 사생활 문제로 업무에 차질 빚은 일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한 A장관이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공직자에게도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 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는 르몽드의 반문은 생각할수록 절묘하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진수희 "이만의 왜 친자확인 거부했나. 거취 결단해야 돼"

그러나 친이계인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장관의 친자소송 파동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물론 이제 공직자가 되기 이전에 일어났었던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관련된 문제이기는 하나, 이게 이렇게 불거진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대처를 하신 것 같다. 나는 좀 결단을 하셔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진 의원은 이어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좀 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며 "공직자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원하는 어떤 공직자의 도덕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그런 처신을 하시는 게 맞다"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 장관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극히 사적인 문제의 영역을 가지고 또 그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이걸 문제 삼을 수 있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지만, 최근에 일어났던 그 대응 방식이나 이거는 공직자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이 장관의 DNA검사 기피를 지적한 뒤, "친자 인정 여부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판단을 하도록 하는 게 맞는데, 검사를 거부하는 것도 조금 우리들로서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