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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엉터리 글로벌 스탠더드에 근거해 화살표 3색 신호등을 도입하면서 신호등 교체에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또 국민과의 소통과 투명 행정을 강조해 온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6일 예산 낭비 우려와 관련해 “기존 신호등이 빨강·노랑·화살표·초록으로 전구가 4개 들어간 반면, 화살표 3색 신호등은 빨강·노랑·초록의 3개 전구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신호등 전구 하나가 10만원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3색 신호등으로 교체할 신호등이 1만6000여 개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16억원의 예산이 절감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화살표 3색 신호등은 기본적으로 빨강·노랑·초록 화살표가 들어간 3색 신호등과 화살표가 없는 3색 신호등을 함께 설치하게 돼 있다. 경찰이 ‘선진국 사례’라며 미국·독일·스웨덴·핀란드·호주·뉴질랜드에서 찍어온 사진에도 모두 그렇게 돼 있다. 더욱이 서울 세종로 네거리와 같은 대로에는 교차로마다 추가로 설치해야 할 신호등이 하나둘이 아니다. 또 경찰이 주장하는 외국 사례를 그대로 따르자면 ▶화살표가 들어간 3색 신호등 ▶화살표가 없는 3색 신호등 ▶좌회전 전용신호가 각각 따로 설치돼야 한다. 따라서 신호등 전구가 기존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4개에서 6개, 9개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최소 32억원의 추가 예산 투입으로 이어진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 때는 신호등 하나를 교체하는 데 170만원이 들어 보호 좌회전이 허용되는 전국 2만여 곳의 신호등을 교체하는 데는 34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었다.

한편 조현오(사진)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주에 국민 30~100명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고, 여론조사도 하겠다”며 “조사 결과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으면 시범운영 기간을 채우는 것도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3색 신호등 교통체계를 곧바로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많은 국민이 혼란스럽다고 생각하는데도 우리가 계획해 온 것이라고 밀어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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