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6월 항쟁중'



22년 전 시민들이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를 이뤄낸 6.10 민주항쟁 기념일인 10일. 당시와 같은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6.10민주항쟁 22주년을 맞아 민주당 등 야당을 비롯해 각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참석하는 '6월 항쟁 계승과 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 국정기조 변화 등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의 장이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정치권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등 야당은 '6월 항쟁'의 상징성을 최대한 살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결집된 반(反) 이명박 기류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기조 변화, 천신일 특검 등 '5대 선결조건'을 제시했지만 청와대 뿐 아니라 여당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더욱 강경한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 40여명은 전날(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정부가 서울광장을 개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서울광장을 점거해 이날 저녁에 열릴 예정인 집회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교두보를 뚫어 놓은 것이다.

이날 오전부터 야당 의원들과 경찰간 충돌이 벌어졌다. 6.10항쟁 국민대회 차량의 서울광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었고,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이에 강기갑 의원 등이 강력히 항의하기도 하는 등 서울광장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대학생, 종교계 등 각계각층에서 시국선언이 쏟아져 정부여당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지난 3일 서울대와 중앙대를 시작으로 확산돼 현재까지 이에 참여한 교수가 3천여명에 육박하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교는 서울대(124명), 고려대(131명), 중앙대(68명), 서강대(45명), 성균관대(35명), 신라대(39명), 동아대(56명), 경상대(66명),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대구보건대 연합 (309명), 충북대(80명), 한신대(88명), 우석대(85명), 인천대(37명), 동국대(90명), 부산대(114명), 건국대(50명), 경희대(122명), 이화여대(52명), 강원대(55명), 대전과 충남지역 대학(216명), 충북도내 8개 대학(212명), 광주와 전남지역 대학(725명) 등이며 전국적으로 2천700명 가량이다.

10일에도 한국외대, 연세대, 인하대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고 경희대와 성공회대, 중앙대, 서울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변호사와 법학교수들은 "모든 문제의 원인과 책임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경시해온 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 기조에 있다"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과 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부산지역 불교, 기독교, 천주교 인사 51명도 이날 오전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대화합과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불교계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불교인권위원회는 9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지난 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이룩한 이땅의 민주주의가 성숙되기도 전에 또다시 암울했던 군사독재시대에 자행했던 '강압통치'로 되돌리고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무력으로 짓밟음으로써 인륜마저 저버린 야비한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시국선언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6.10범국민대회가 전국에서 동시에 개최될 예정이어서 온 나라가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범국민대회는 이날 서울광장 및 경기, 인천 지역 외에 전국 20여곳에서 일제히 7시에 맞춰 문화제 및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6.10 100만 촛불대행진'에서 주최측 추산으로 서울에서만 70만명, 전국에서 100만명이 참여하는 등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바 있어 이날 범국민대회도 대규모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경찰은 촛불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세종로사거리에 '컨테이너벽'을 설치해 사상 유래를 찾아 볼수 없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촛불집회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사과에 나선 바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울광장에 흐르는 긴장감은 정치권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6.10항쟁 대국민대회가 여야 뿐 아니라 현 정부 입장에서도 6월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어서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온통 서울광장으로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