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의 상징으로 불리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체면을 구겼다. 국토해양부가 29일 공개한 2009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한때 최고가 아파트로써 기세등등했던 타워팰리스는 올해 ‘톱(top) 5’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해 3위에서 6위로 밀려난 것. 244.7㎡형(1차)의 가격이 지난해 40억 1600만원에서 32억 800만원으로 무려 20.1%나 추락했다. 그 위로는 트라움하우스(서초동), 아이파크(삼성동), 상지리츠빌카일룸(청담동), 아펠바움(삼성동) 등이 버티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와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타워팰리스의 굴욕은 지난 2002년 말 초기 부유층 입주자들의 엑소더스(?)에 기인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주상복합이라는 새로운 ‘주거 장르’를 만들어내며 ‘누가 살더라’류의 풍문이 무성했던 시절은 이미 과거라는 전언이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최고 부자라면 당연히 타워팰리스에 살겠지 하던 때는 몇년전 이야기다”며 “생각보다 이 곳에는 젊은 부부들, 중소기업 대표나 대기업 임원 등 월급 생활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타워팰리스의 초기 입주자 중 상당수는 강남 일대의 신규 아파트나 고가의 타운하우스 등으로 옮겨갔다. 특히 얼마전 청약열풍을 불러일으킨 한남동의 ‘한남더힐’, 반포동의 ‘반포자이’와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으로 이동이 잦았다. 한남더힐을 시공한 금호건설의 한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 청약 전 타워팰리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필수 코스인데 실제 청약과 계약에서 이동이 예상보다 많아 놀랐다”며 “주상복합의 유행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탈에는 새 고급 주거지의 등장과 함께 주상복합이라는 주거형태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상복합 특유의 노후화와 일부 대형 평형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냉ㆍ난방, 환기 시스템 문제, 높은 관리비는 이미 알려진 사실. 항간에는 “1층에서 청국장을 끓여먹으면 전 가구에 냄새가 다 퍼지도록 지어졌다(A건설 관계자)”는 오해의 목소리가 퍼질 정도였다.

결국 타워팰리스의 몸값 추락은 이러한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중소기업 대표나 대기업 임원 등 결국은 월급쟁이인 주요 거주자들은 아이파크 등의 입주자들보다 경기침체에 보다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급매물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타워팰리스가 갖고 있는 고급 주상복합의 이미지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최고 수준의 사생활 보안 시스템,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 등 모든 게 마음에 든다”거나 “여기는 애들이 영어로만 얘기한다. 교육을 위해서라도 충분히 살만 한 곳” 등 입주민들은 여전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최근 강남권 가격 상승의 흐름을 타고 타워팰리스 또한 2000만원대(3.3㎡)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3000만원대를 회복했다.



어차피 나하곤 상관없는 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