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을왕리 해수욕장에 식인상어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모두 놀랐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 더 여름휴가철 막바지 피서를 계획하신 분들은 해파리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즐거운 가족 여행을 해파리 때문에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강화도 동막해수욕장에서 여덟살 딸이 해파리에게 기습을 당했다. 밀물이 시작되고 얼마쯤 후, 관리소에서 경고방송을 하였다. 요즘 해파리가 출몰하니 주의하라는 당부였다. 아마 밀물 때 해파리가 흘러들어오는 것 같다.







왼쪽 사진은 해파리에 쏘인 다음 날로 상처가 빨갛고 다리가 부어 있다. 오른쪽 사진은 4일째 되는 날로 처음에 비해 붓기도 많이 빠졌으나 상처색깔이 짙어졌다.

ⓒ 우승희


오후 몇 시간을 갯벌과 바닷물 속에서 놀고 이제 마무리할 시간, 사고는 그때 일어났다. 이제 그만 집에 가자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데, 딸이 놀란 얼굴로 갑자기 물속에서 껑충껑충 뛰어나왔다. 딸은 해파리에 쏘였다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해파리에 쏘이면 바닷물로 씻고 응급조치해야

곧장 관리소로 달려갔다. 이미 여러 명의 아이들이 해파리에 쏘여 치료 중이었다. 그러나 우리 딸처럼 두 다리 전체를 심하게 쏘인 아이는 없었다. 보통 한두 줄 정도였다. 일단 응급처치를 받았다. 상처 부위를 알코올과 머큐롬으로 소독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파리에 쏘인 자국이 부어오르면서 빨갛고 선명하게 나타났다. 어린 딸의 두 다리가 채찍으로 맞은 것처럼 보기 흉해졌다. 상처 주위에 두드러기처럼 알레르기 반응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딸에게 물어보니 해파리를 밟은 것 같다. 발로 물컹거린 것을 밟았는데, 그 순간 허벅지와 다리를 감싸면서 따끔했다는 것이다. 해파리가 딸의 다리를 촉수로 감싸 훑어 버린 것이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알레르기가 점점 심해지자 응급처치를 해준 분들이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가는 동안 얼음찜질을 하라고 했다. 급히 차를 몰아 강화읍에 있는 병원으로 갔다. 응급실에 도착할 때쯤 딸아이는 오한이 들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곧바로 진정제 주사를 맞고, 통증과 간지러움을 줄이기 위해 약도 먹었다. 젊은 의사도 해파리에 쏘인 환자가 처음이라며 관련 의학책을 확인해 봤단다. 해파리에 쏘이면 바닷물로 씻어낸 후 만지지 말고 두면 상처가 저절로 없어진다고 쓰여 있다고 했다.

그때서야 나는 안심이 되었다. 딸도 안정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왔다. 약기운이 도는지 딸은 계속 잠만 잤다. 두 다리는 부어오르고 열이 계속 났다. 그날 밤 내내 딸은 열에 시달렸다.

통증 간지러움 부종 2~3일 지속, 상처자국 오래 남을 수 있어

아침 일찍 피부과에 갔다. 해파리에 쏘인 것치고 상당히 심하다고 했다. 통증과 간지럼을 줄이는 주사도 맞고 바르는 약도 처방받았다. 가능하면 씻지 말고 바깥활동도 삼가라고 했다. 피부에 접촉하는 바지도 가급적 입지 말라고 하였다. 상처의 색소침착은 시간이 흘러야 사라지는데, 길게는 1년 정도 걸린다고 하였다.

해파리에 쏘이고 나흘이 지나서야 딸의 통증과 가려움이 사라졌다. 그동안 상처 부위가 붓고 계속 열이 나서 얼음찜질도 하였다. 통증이 빨리 사라져서 다행이다.

그러나 딸의 두 다리에 남겨진 상처를 보면 미안함과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제 갓 체험활동을 시작하는 딸이 바다에 대해 안 좋은 추억을 갖게 될까 걱정이다. 그래도 어린 나이에 따끔거리고 열나고 간지러웠을 텐데 잘 참아준 딸이 대견하고 고맙다. 초등학교 첫 방학을 맞아 해수욕장으로 떠난 가족여행은 해파리 때문에 망쳤지만, 씁쓸한 추억도 하나 생겼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 대처법


해파리는 밀물 때 함께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일단 해파리에 쏘이면 응급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4~5분 사이에 독성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먼저 알코올로 상처 부위의 독성을 제거, 완화시켜야 한다. 쏘인 자국이 상처처럼 붉게 부어오른다. 독성 때문에 상처 주위에 두드러기가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 정도가 다르다. 두드러기가 온몸으로 번질 경우에는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급히 병원에 가야 한다. 알레르기가 번지지 않더라도 상처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일단 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좋다. 다행히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의 해파리는 없다고 한다. 온난화가 더 심해지면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의학서적에는 해파리에 쏘이면 바닷물로 쏘인 부위를 씻어내고, 손으로 만지지 말도록 적혀 있다고 한다. 인터넷상에는 상처 부위에 식초를 붓거나 베이킹파우더 반죽으로 침을 뭉치게 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응급조치를 한 후 2~3일은 통증과 간지러움이 계속된다. 주위가 심하게 붓고 열이 난다. 열이 심할 경우엔 밤이라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 통증과 간지러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처방전을 받아 상처 부위에 약을 발라주어야 한다.

3일 정도 지나면 간지러움과 통증, 붓기가 어느 정도 사라진다. 이때부터는 상처 부위가 검게 변하는 색소침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쁜 다리에 길게는 1년 정도 회초리나 채찍으로 맞은 듯한 상처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긴 바지를 입거나, 햇빛이 강한 낮 활동을 삼가야 한다. 상처가 진정되는 3~4일 동안은 옷 입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상처에 옷깃이 반복해서 스치면 물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찜질은 해파리에 쏘이고 곧바로 하는 것보다, 응급조치 후 시간이 지나서도 열이 많이 발생했을 때 하는 것이 낫다. 응급조치 후 곧바로 얼음찜질을 하면 알코올을 닦아지거나 오한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바다든 산이든 혹시 피서를 떠날 계획이라면 초등학교 때 배운 외출과 야외활동 전에 해야 할 기본 수칙을 잊지 말자. 비상약품을 챙기고,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준비운동도 하자. 준비운동 시간은 몸도 풀지만, 아이들과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응급상황 시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시간이 된다. 교통질서도 생활수칙도 어른들이 더 잘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