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 피겨경기가 열리고 있는 밴쿠버의 퍼시픽 콜리세움에선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동일 티켓으로 간주하고 있다. 김연아가 오서가 되기도 하고 또 오서가 김연아로 둔갑하기도 한다. 그래서 "압도적인 금메달 후보는 브라이언 오서"라는 우스개가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서는 기분이 크게 상해 있다. 자신의 뼈아픈 과거를 들춰내 화가 나기도 하고 또 김연아를 경멸하는 뜻으로 받아들여 참지 못한다. 그런 농담을 들을 때마다 "금메달은 김연아 것"이라며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브라이언 오서는 지난 1988년 캐나다의 캘거리 올림픽에서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세기의 '브라이언 결투'(the Battle of the Brians)을 펼쳤다. 판정은 6대5로 보이타노의 우승으로 돌아갔다. 심판 1명이 보이타노의 손을 들어줘 오서는 아깝게 은메달에 그친 것.

홈코트에서 우승을 못해 늘 한으로 남아있는데 이번 밴쿠버에선 오서가 확실한 금메달감이란 조크가 나올 때마다 마치 등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예리한 비수로 찌르는 것 같아 아픔을 느낀다는 것이다.

20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나 참을 수 없다며 아무리 농담이라도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최근엔 1976년 여자피겨 금메달리스트인 도로시 해밀이 또 오서를 성나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해 오서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말에 부아가 치밀었다는 것. 오서는 "이번 올림픽(금메달)은 김연아 몫이다. 다시는 그녀를 능멸하자 말라"고 쏘아 부쳤다.

미국의 레이철 플랫을 지도하고 있는 해밀은 오서의 항의에 "솔직히 말해 금메달은 김연아의 것"이라고 정정해야 했다.

밴쿠버에서 김연아는 '묻지마' 금메달리스트로 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