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후보들에 파급' 관심… 김문수 "야권결집 계기" 분석
"효과 없는 야합이다" "반짝효과 그칠 것" 반론도 만만찮아
'야후쇼' 출연 유 후보 "김문수 대세론 조만간 역전될 것"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3일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제치고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유시민 단일화'가 6·2 지방선거 변수로 부상했다.

참여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수원 문화의 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후보가 50.48%의 득표율로 49.52%를 획득한 김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단일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선은 11, 12일 이틀간 선거인단(1만5,000명)에 대한 여론조사인 '국민참여경선'과 일반 경기도민(2,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각각의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참여경선에선 김 후보가 6,980표(52.07%)로, 6,424표(47.93%)를 얻은 유 후보를 앞섰지만 한국리서치와 동서리서치가 실시한 일반여론조사에선 유 후보가 53.04%를 획득해 46.96%를 얻은 김 후보를 앞섰다. 결국 유 후보는 1%P가 안 되는 차이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처럼 유 후보가 승리를 거둠에 따라 현 도지사인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 유 후보 간의 양자대결 구도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야권은 유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만큼 '노풍'과 맞물려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가 패한 만큼 곤혹스럽다는 입장도 읽히지만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후보 등 친노 인사들에게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김문수 대세론'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후보 단일화 경선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뽑힌 유 후보의 파급력에 내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두언 중앙선대위 스마트전략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단일화가 야권결집의 계기가 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 없는 야합"(정병국 사무총장), "반짝 효과에 그칠 것"(원유철 경기도당위원장)이라고 말하며 유 후보의 파급력을 평가절하는 이들도 있다.

전날 유 후보는 야후!코리아의 '야후쇼'에 출연해 "김문수 후보가 (나보다) 조금 앞서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 10% 미만으로 뒤지고 있는데 내일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비슷하다는 뜻이다"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그 이유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고 사회분위기를 거의 공안통치로 몰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ARS 전화가 왔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되게 못한다'고 누르면 겁이 난다. 그렇지 않은가.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태도를 명확히 표현 안 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두 차례 재보궐선거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여론조사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 사이에는 약 12%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통계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청와대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박형준 정무수석이 내게 인정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미 박빙에 와 있다. 내일 단일화후보 경선에서 내가 단일후보가 되면 이번주 내로 선거 여론조사 결과도 역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쟁점에 대해서는 "이번 지방선거는 굉장히 뚜렷한 '정책 선거'가 될 것이다. 정책을 통해서 이명박정권을 심판하는 선거, 정책 경쟁을 통해서 경기도정을 바꾸는 선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렇게 뚜렷한 정책적 쟁점이 있는 선거가 과거에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경기도지사의 가장 큰 쟁점은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다. 김문수 지사가 또 지사가 되면 그대로 밀고 갈 거고 내가 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공사를 못하게 최대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와 유 후보의 남다른 인연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지금은 비록 색깔이 선명하게 갈리는 정당에 각각 몸 담고 있지만 서울대 선후배로서 한때 학생·노동운동에 함께 몸담으며 끈끈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김문수 후보(70학번)와 유 후보(78학번)가 직접 인연을 맺은 건 86년 '5·3 인천사태'(인천에서 신한민주당의 개헌추진위원회 경인지부 결성대회가 운동권 시위로 무산된 사건) 당시 김문수 후보와 유 후보의 동생이 함께 국군 보안사에 연행되면서다. 두 사람의 서울 봉천동 집이 5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 서로 자주 왕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을 갖고 있기에 유 후보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있던 2007년 경기도를 방문해 "김 지사가 고초를 겪던 시절 그를 구하러 다니느라 애썼는데 그러길 참 잘했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두 사람은 김문수 후보가 90년 민중당 지구당위원장으로 현실 정치에 합류한 데 이어 96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다소 멀어졌다. 각각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라이벌이 되면서 심리적 거리는 더욱 멀어지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그간 경기지사 선거구도에서 김 후보의 독주체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유 후보가 후보단일화 효과와 인지도 등을 통해 승리를 노리면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