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前 직원 “1년 동안 500억원 부당 차익” 주장

삼성생명이 계약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병원과 경찰서, 의료보험조합(현 건강보험관리공단) 등에서 불법적으로 계약자 정보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냈다는 주장이 전 삼성생명 직원으로부터 제기됐다.

1999년까지 삼성생명 자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제보자는 12일 경향신문 기자에게 “삼성생명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빼돌려 계약자들의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써왔다”며 “내가 근무하는 동안 한 해 동안 불지급액이 500억원에 달하는 등 수천억원의 부당한 차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그가 근무할 당시 매년 보험금 불지급률 목표치를 설정해 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약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빼내왔다. 불지급률이란 보험 계약자가 사고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이를 지급하지 않은 비율을 가리킨다. 계약자가 사고나 질병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때 계약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소한 병원치료 기록까지 찾아내 이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이다. 계약자가 보험 가입시 과거 병력을 보험사에 정확하게 알려야 하는 약관을 어겼다는 게 이유다.

제보자는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까지 동원했다고 밝혔다. 경찰서 및 병원 관계자들 중 협조해 주는 사람들을 따로 관리하면서 정기적으로 수만~수십만원 상당의 현금과 명절 선물들을 제공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회사가 경비처리한 영수증과 협력자들을 A, B, C 등으로 등급을 나눠 관리한 명단 등 내부문건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제보자가 제공한 삼성생명서비스 보험심사부의 ‘연간 사고조사 현황(97년)’ 자료를 보면 같은 해 불지급률 목표치는 20%였으며 연말에 이를 6.6%포인트 초과달성했다고 돼 있다. 1998년에는 불지급률 목표치가 전년도보다 크게 오른 30%였는데 상반기에 35.9%를 달성한 것으로 돼 있다.

그는 “보험금을 부당청구하는 ‘나일론’ 환자들이 많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처음부터 불지급률 목표치를 정해놓고 이를 위해 불법수단까지 동원한 것은 문제”라면서 “계약자들이 받아야 할 보험금을 챙겨간 삼성생명이 상장차익까지 독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