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남녀 5명, 인터넷 메신저 통해 만나 동반자살


12일 경기도 화성과 강원도 춘천에서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녀 시신 5구와 남자 시신 3구가 잇따라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건이 자동차 안과 민박집 객실로 서로 다른 곳에서 일어났지만, 창을 밀폐시켜 놓고 연탄을 피운 점이 같아 특정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해서 동시에 이뤄진 집단 자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10분께 화성시 서신면 장외리 장외공단 도로변에 세워진 카렌스 승용차 안에서 남성 1명과 여성 4명 등 20∼30대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문이 안에서 잠겨진 차 안에는 불에 타다가 만 연탄과 화덕이 놓여 있었으며, 내비게이션 옆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신고자 이모(50)씨는 "길을 지나는데 차량 유리가 안에서 검은 비닐로 가려져 있어 이상한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숨진 남녀 5명은 강모(22.경남 남해), 피모(22.여.경기 평택), 김모(22.여.경기 의정부), 전모(31.여.충남 천안), 황모(31.여.서울 은평)씨 등 5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사 결과 피씨가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함께 자살할 사람을 모집, 나머지 4명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앞좌석에 남녀 2명이, 뒷좌석에는 여성 3명이 앉은 상태로 숨져 있었고 차량은 '경남 71다 1XXX' 번호판이 달려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씨의 메신저 기록에서 수원역에서 집결하자는 내용을 발견했다."라면서 "이들이 수원역에서 만나 강씨의 차량을 타고 발견장소로 이동한 뒤 차에 연탄을 피워놓고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서에는 '경찰 구급대원 아저씨 치우게 해 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지문으로 신분 확인이 안 되면 제 바지 뒷주머니에 주민증이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 중 황씨는 '더 이상 희망도 꿈도 없어'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글을 적은 메모지를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우울증, 실연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이어 오후 5시16분께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모 민박집 2층 객실에서 박모(28.경기 군포시), 한모(27.주거부정), 방모(21.부산 사하구)씨 등 남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업주 서모(47)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서씨는 "가출 신고된 남성들이 펜션이나 모텔에 투숙해 연탄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찰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객실을 확인하다 이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객실 안에는 타다 만 연탄 2장이 든 화덕이 있었고 출입문과 창문은 테이프로 밀폐돼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객실 탁자에는 숨진 한씨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놓여 있었다.

유서에는 "부모님에게 죄송하다. 취업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숨진 남성들은 지난 9일 오후 3시50분께 승용차를 타고 와 민박집에 투숙했으며, 같은 날 가족 등에 의해 가출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수년 전부터 취업 준비를 하면서 고민을 해왔다'는 유족 등의 진술로 미뤄 이를 비관해 연탄을 피워놓고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부산 해운대 모 호텔 지하주차장에서는 이모(47)씨가 자신의 승용차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목숨을 끊으려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호텔 직원에 발견돼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씨는 수면제를 복용한 뒤 승용차 뒷좌석에 번개탄 4개를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으나 연기를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오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