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연초부터 '최저가격'을 앞세운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할인행사 내용을 과장 홍보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초특가' 혹은 '할인가격'이라고 강조하는 일부 상품이 백화점이나 TV홈쇼핑,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더 낮거나 비슷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행사라는 미명 아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는 셈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 백화점 가격과 같은 대형마트 행사가격
=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1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이날부터 2주간 국내외 30여 개 유명 주방용품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고 광고했다. 실제로 많은 제품이 백화점 가격보다 크게 저렴하게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에게 알뜰구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할인됐다고 한 일부 제품 가격은 백화점이나 홈쇼핑 가격과 다르지 않았다.

이마트는 독일 유명 주방용품 브랜드 ELO의 '기획 프라이팬 28㎝' 제품을 '초특가'인 9900원에 선보인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 제품은 A백화점이 수개월 전부터 이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지난해 10월 9900원으로 가격을 내린 제품으로, 대부분 물량이 팔려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원래 1만8900원 하던 제품을 절반가량 할인했기 때문에 행사 품목에 넣은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 측 설명대로라면 지난 3개월간 이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백화점에서보다 두 배가량 비싼 가격을 치른 셈이다.

"정상가격보다 10~40% 저렴한 가격에 마련했다"고 홍보한 제품 중 '해피콜 직화 오븐 구이기(6만9800원)'는 TV홈쇼핑에서 오래 전부터 같은 가격에 절찬리에 판매돼온 제품이다. 이마트가 제시한 정상가격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무이자 5개월 할부나 일시불 할인이 가능한 홈쇼핑 채널이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 묶음상품 가격 싸지 않아
= 엄마들의 모성(母性)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도 드러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가 운영하는 베이비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40% 초특가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1만400원짜리 '누크 퍼스트초이스(FC) 젖꼭지'를 40% 할인된 6240원에 선보였다. 하지만 이 제품의 온라인몰 가격은 40% 할인가격보다 240원 저렴한 6000원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신세계몰 가격도 6000원이었다.

3개월 된 아들을 둔 최수진 씨(가명ㆍ30)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클럽을 통한 행사가격이 백화점이나 유아용품업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 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유아용품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대량 매입을 하므로 가격을 낮춰 공급하는 편인데, 행사가격조차 다른 유통채널보다 비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최근 '압소바 라꾸베 젖병 세정제' 리필형 제품(450㎖) 3개 묶음상품을 1만4400원(개당 4800원)에 선보였다. 묶음상품은 통상 낱개상품보다 저렴하지만 이 제품은 그렇지 않다.

계열사업체인 신세계백화점에서 개당 4800원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처지에서는 백화점에서 낱개로 구입해도 되는 것을 이마트 가격이 싼 줄 알고 3개 묶음상품을 사는 셈이다.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행사가격(1만1520원)을 따지더라도 개당 가격(3840원)이 신세계몰 가격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