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경위를 수사중인 경찰이 2일 오전 경남 김해 봉화산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당시 현장상황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의식을 잃은 채 피를 흘리는 노 전 대통령을 들쳐 엎고 긴급히 아래를 내려가는 모습.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2일 오전 6시 35분부터 8시 반까지 약 2시간에 걸쳐 봉화산 일대에서 실황 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이모 경호관이 인터폰 연락을 받고 사저로 이동해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사저를 나오는 장면부터 재연하기 시작해, 경호관이 투신한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해 병원에 이송하기 까지의 모든 행적에 대해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점검했다.

사저를 나선 뒤 봉화산에 오르기에 앞서 마늘밭에서 주민 박모 씨와 인사하는 장면, 이어서 부엉이 바위로 내려가기 전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에게 '힘들다 내려가자'고 말한 장면도 재연됐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부엉이바위에서 '정토원 선법사가 있는지 보고 오라'는 노 전 대통령의 심부름을 받고 정토원에 갔다 돌아온 뒤 사라진 노 전 대통령을 찾기 위해 봉화산 일대를 찾아헤맨 이동 경로도 파악했다.

부엉이 바위에 도착한 뒤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의 심부름으로 정토원까지 달려가는 장면은 이 경호관이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해 경찰관계자가 대신 재연했으며, 측정결과 2분 43초 만에 정토원에 다녀왔다.

또, 부엉이 바위 아래에서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해 어깨에 메고 내려오는 장면도 경찰관이 대신 재연했다.

실황 조사에 나선 이 경호관은 회색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남색점퍼와 면바지 차림에 갈색신발을 신었다.

이 경호관은 실황 조사 과정에서 너댓 차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추락 지점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하는 장면을 재연하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으며, 앞서 부엉이 바위에서도 흐느껴 울었다.

유족 측에서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이 동행해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문 전 실장은 조사 과정에 특별히 이의를 제기할 만한 부분이 없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짧게 "네"라고만 대답했다.

김한수 경남경찰청 강력계장은 "일부 기억이 안나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저희가 조사했던 부분과는 일치한다. 현장 상황에 대해서는 의문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실황조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이번 실황조사와 통화내역, CCTV 화면 등과 일치하는지 다시 확인할 예정이며, 지금까지의 경호관들의 진술, 국과수의 감식결과 등 각종 증거들을 종합해 조만간 서거 경위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