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재정관리단(옛 육군중앙경리단)에서 언덕 꼭대기의 필리핀 대사관까지 이어지는 약 900m 언덕길과 사이사이 골목길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경리단길은 신생 골목상권의 대명사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망리단길’과 송파구의 ‘송리단길’,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 등 몇 해전부터 전국에서 떠오르는 신흥 상권 모두가 경리단길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러나 정작 ‘원조’ 경리단길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메인 대로변 상가조차 불이 꺼져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게에는 상인들의 한숨만 깊다. 2013~14년 무렵부터 개성 넘치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가게들, 특히 당시로선 드물던 수제맥줏집들이 자리잡으며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외지 손님이 몰려들고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처음엔 슈퍼마켓, 세탁소, 과일가게 등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오래 장사해온 이들, 그 다음엔 상권 형성에 기여한 점주들이 가겟세를 감당하지 못해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이탈) 논쟁을 촉발한 뜨거운 골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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