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시원에서 저 고시원으로, 20년 가까이 그렇게 옮겨다니며 살았어요.”

17일 오후 5시 서울 이대역 앞에서 만난 윤귀선(49)씨는 씁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윤씨의 집은 4층 건물 꼭대기 고시원이다. 길 건너엔 내년 입주를 앞둔 고급 신축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다. 고시원은 한 층에 28개의 방으로 빼곡했다. 복도는 두 명이 비켜가기 힘들 정도다. 윤씨 방은 3.3㎡(1평) 남짓. 책상·TV장·침대로 꽉 찼다. 천장에는 빨랫대가 거미줄처럼 걸려 있고, 외투와 빨래가 주렁주렁 널려 있다. 침대는 다리를 간신히 뻗을 만큼 작고 좁다. 4년째 살고 있고 보증금 없이 월세 23만원을 낸다.

윤씨는 2년 전 ‘조건부 기초수급자’가 됐다. 재산·소득이 거의 없지만 근로 능력이 있어 조건부가 됐다. 월 생계비·주거비 지원금 70만원이 유일한 수입이다. 월세 내고 47만원으로 한 달을 산다. 기자가 “기초수급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네요”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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