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재킷을 들어 올리자 삭은 겉감이 가루로 부서져 흩날렸다.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선 직원이 반사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푸우, 누가 이런 옷을…” 그는 대형 철재 상자 속으로 재킷을 던져 넣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경기 지역 기부 물품이 모이는 성동구 아름다운가게 서울그물코센터. 10여명의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철재 상자 안엔 옷인지 헝겊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낡은 옷가지들이 이미 수북했다. 곰팡이 수준의 묵은 때가 찌든 코트와 짝 잃은 양말, 쳐다보기 민망한 입던 팬티도 눈에 띄었다. 누군가는 선의로 전달했을 기부 물품의 상당수는 이렇게 상자에 채워지는 대로 폐기 트럭에 실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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