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직후 기무사는 유병언 씨를 검거하는데 필요하다면서 민간인을 불법 감청, 그러니까 도청했습니다. 시민들의 대화를 몰래 엿듣는 도청은 과거 독재 정부들이 정권 연장에 이용해왔던 것이지요. 영장을 받아서 하는 합법적인 감청 역시 대간첩 업무 등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당시 감청 내용을 JTBC가 입수해 확인한 결과, 기무사는 놀이터와 영화관, 식당 등에서 이뤄진 일반 시민들의 대화를 무차별적으로 엿듣고 있었습니다.

먼저 유선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병언 추적이 한창이던 2014년 7월 4일 새벽 5시쯤, 기무사는 경기도 성남의 한 택시의 무전 내용을 도청했습니다.

택시회사 직원이 한 아파트 후문으로 가줄 택시를 찾고, 택시기사가 대답하자 주소를 불러주는 내용까지 기무사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전날 저녁 부산의 한 영화관에서 직원이 트랜스포머 A석을 잡아달라고 무전한 내용도, 식당에서 2~3분 뒤에 조리가 끝난다고 말한 내용도 기무사에 보고됐습니다.

물론 본인들은 자기 대화를 정보기관이 엿듣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7월 2일 오전 7시 40분쯤엔 순천의 소방서 무전에서 신고자의 휴대전화 번호가 나왔습니다.

1시간 반 전 근처 병원으로 추정되는 곳에선 환자의 이름과 증상, 수술 계획까지 흘러나왔습니다.

용인의 놀이터에서는 한 여자아이의 이름과 위치가 노출됐습니다.

JTBC가 국회 천정배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기무사의 '일일보고' 문건에 담긴 내용입니다.

당시 기무사는 영장도 없이 간첩 잡는데 쓰는 이른바 '방탐장비'를 동원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도청했습니다.

안보 목적으로 대통령의 별도 승인을 받거나 군사작전에만 쓸 수 있는 장비로 놀이공원, 교회, 택시 안에서 나온 민간인들의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엿들은 것입니다.

기무사의 보고를 받은 당시 청와대는 '이렇게 중앙집권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은 없다, 최고의 부대'라고 칭찬했습니다.

기무사는 당시 도청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료를 전부 파기하고 1부만 남겨두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 1부가 5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37&aid=0000207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