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일본행 항공권의 신규예약이 절반가량 줄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8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영업부문 관계자가 밝힌 업계의 분위기다.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일부 제품에 대해 규제 강화를 발표(7월 1일)한지 일주일 만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수출 규제 발표 직후 단체여행객 중심으로만 일본행 항공권의 취소가 일부 발생하면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평일보다 항공권 신규 예약이 많은 주말 판매가 급감하면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조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수출 제품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반일 감정의 여파가 예상보다 크다”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고착화되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LCC업계 관계자는 “일본행 항공권 예약률을 높이기 위해 특가판매 등에 나서고 있다”며 “기존 예매분의 취소가 증가해도 일본행 좌석 예매율의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항공업계가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대형항공사(FSC)보다 LCC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LCC(저비용항공사)의 총 매출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이른다. FSC는 10%대 초반이다. 반일 감정이 오히려 국내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서가 양국을 ‘치킨 게임’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마이니치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인의 비자 발급 엄격화 등 한국에 대한 추가 경제보복조치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일본의 한국인 비자 제한은 무비자 체류기간을 줄이거나 무비자를 허용하지 않는 방안 등이 전망된다.

현실화되면 양국 항공사 및 여행업계, 내수 시장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50만명,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300만명에 달한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016년 사드 사태가 촉발된 이후 FSC는 중국 노선 매출이 한 분기에 20~30%씩 빠지기도 했다. LCC는 일본 등으로 중국행 비행기를 전환하며, 노선의 구조조정에 나서야 했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인해 일본행 비행기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한국공항공사(KAC)에 따르면 국내 전국 16개 공항(인천국제공항 제외)의 올 상반기 일본노선 출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한 2만6421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느끼는 반일 감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취소 수수료 등은 정책상 어쩔 수 없이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또한 공개적으로 일본 여행 취소 등을 인증하는 방식의 불매운동은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http://m.kr.ajunews.com/view/2019070815091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