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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냐.”

각종 기사와 온라인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댓글 중 하나다. 이런 장탄식이 터져나오는 ‘웃픈’ 상황은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탈세 혐의를 받았던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가 클럽 레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4월 오픈했다. 이어 ‘제2의 버닝썬’ 의혹이 제기된 두 클럽이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6일 현충일에 맞춰 재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 클럽의 현직 MD이자 이문호 버닝썬 전 대표의 측근 ㄱ씨는 “‘제2의 버닝썬’이 2곳으로 나뉘어 재오픈한다. 이문호와 함께 일했던 MD들이 두 곳으로 나뉘어 새로운 클럽 오픈을 앞두고 있다”며 “ㄷ클럽은 현충일에 맞춰 오픈하고, ㄹ클럽은 이문호 전 대표와 한동완 버닝썬 전 사장이 맡아 현충일 다음날인 7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스포츠경향은 지난 3월 20일 ㄱ씨와 현직 클럽 관계자 ㄴ씨로부터 ‘제2의 버닝썬’과 ‘제2의 아레나’가 오픈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다. 당시는 클럽 아레나 강 모 회장의 탈세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빅뱅 출신 승리를 포함해 클럽 버닝썬 투자자 린사모, 전원산업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버닝썬 게이트’가 수사 중이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클럽을 다시 연다는 게 가능할까.

이에 대해 ㄱ씨는 “이문호 전 대표가 새로운 클럽 자리를 계약했다”며 “전 버닝썬 MD들과 오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문호에게 투자한 투자자들이 많다.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면서 손해 본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버닝썬에 투자했던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클럽을 다시 오픈한다는 설명이었다.

지난 3월21일 이문호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 이 씨는 “또다른 클럽 오픈을 준비중이라던데 맞느냐”라는 질문에, “클럽은 진절머리가 나서 더이상 할 생각이 없다. 지금 제보 받았다는 인물은 내가 아니다. 클럽 업계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한달 50억원 매출이 붕 뜬거니까 (그 손실을 메꾸기 위해)가게 오픈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며 클럽 오픈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캐시카우가 클럽인 것은 맞지만 다른 사업체도 있고,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면서 클럽을 할 생각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ㄱ씨는 “지금 이 상황에서 자신이 클럽을 오픈한다고 솔직하게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이문호와 경제공동체를 이루던 MD들, 이문호 추종자들이 있다. 이들이 현재 미팅중인 것으로 안다”고 이문호 씨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문호 씨는 지난달 19일 두 차례 영장 청구 끝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ㄱ씨는 이 씨가 구속된 상황 속에서 ‘제2의 버닝썬’은 오픈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스포츠경향이 확인한 결과 ㄱ씨가 지목한 ‘제2의 버닝썬’ 2곳 모두 SNS를 통해 오픈 홍보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이문호 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ㄹ클럽의 경우 현충일 다음날 오픈임에도 불구하고 홍보 영상에서 태극마크를 사용했다. 현충일 오픈을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다른 클럽 레이블은 지난달 27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 ㄱ씨는 “그 곳은 제2의 버닝썬이라기보다 제2의 아레나다. 강 회장의 친한 동생이 아레나 직원들 그대로 클럽을 오픈했다. 이문호와 마찬가지로 강 모 회장이 뒤에 있는 똑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레이블 위치 역시 아레나와 공동체였던 또다른 클럽이 있었던 자리다. 강 회장은 지난 3월 26일 새벽 구속됐으나, 막강한 변호인단을 꾸려 적극 방어에 나서고 있다. 아레나 사건에 대한 별다른 수사 진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클럽 관계자 ㄴ씨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털어놨다. 한창 버닝썬 게이트와 아레나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전 버닝썬과 아레나 관계자로부터 새로운 클럽 오픈 제안을 받았다는 것. ㄴ씨는 “이미 제2의 버닝썬과 아레나는 예고된 것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전원산업 역시 해당 클럽 중 한 곳에 다시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업계 사람들이 쉬쉬하던 수준까지는 이번 수사를 통해 밝혀질 거라 기대했으나 반도 못 미쳤다”며 “이번 사건은 나라가 진 것”이라고 말했다.

온나라를 들썩였던 ‘버닝썬 게이트’. 그 중심에 있던 승리는 구속 영장이 기각됐고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버닝썬 투자자였던 전원산업과 린사모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 막을 내렸고, 그들의 뒤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던 윤 모 총경과 경찰 유착관계는 여전히 ‘수사중’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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