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국인이라도 지금 한국 기업 주식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겠지요."

 

 현대자동차 주식이 2일 주식시장에서 10.36% 하락 마감하자 자동차 업계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현대차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현대차 주식 104만8000여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원화 가치가 올라가고 엔화 가치는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의 경쟁상대인 일본 기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 주가와 원/엔 환율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말 910.12원에서 지난 1일 896.96원으로 하락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말 16만9000원에서 2일 13만8500원으로 18.4%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주가가 7558엔에서 8514엔으로 12.6% 상승하는 등 일본 경쟁업체의 주식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야 현대차가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도전을 많이 받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자동차업체의 경쟁상대는 일본 업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차를 매도하고 일본 업체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엔화 가치 하락과 원화 가치 상승은 현대차의 해외 판매에 그대로 반영된다. 지난달 현대차의 해외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감소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자동차 1대당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9% 높은 2354달러로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하지만 환율 여건에 따른 불리함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정보기술) 업체보다 현대차가 환율에 더 민감한 것은 현대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8%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품 국산화율이 낮을 경우 원화가 강세면 부품 수입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 악화를 다소 만회할 수 있다.

 

 과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현대차의 제품이 다양해지고 해외 생산분이 늘어난 만큼 환율 하락이 현대차의 '위기'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의 주가 하락은 내부적인 요인이 아닌 '환율'이라는 외생 변수 때문"이라며 "과거에 비해서는 환율 변동에 취약했던 구조가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많은 수출 기업이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이 국가경제 차원에서 큰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의 주가도 이날 4.12% 하락한 4만 5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차의 경우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가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