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유로6 디젤 배출기준을 사상 최초 실제도로 측정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그간 실내에서 일정 모드를 활용해 측정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배출가스 감소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향후 디젤차 배출가스 도로 실측의 도입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디젤의 경우 국내도 유럽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EU가 이처럼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을 도로실측으로 바꾼 데는 EU 가입국들이 지난 2007년 채택한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인 ㎞당 평균 80㎎ 이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내 시험 기준으로는 충족하지만 정작 도로 주행을 할 때는 기준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질소산화물이 천식을 악화시키고, 수명감축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도로실측 제도는 2017년부터 본격 도입키로 했다.

 

 실측이 도입되면 완성차업체들의 배출 기준 충족도 지금보다 까다로워진다. 그간 실내에서 주어진 모드로 측정됐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완성차회사들이 써왔던 이른바 '꼼수'가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꼼수'에 대해선 지난해 유럽 교통과 환경 보고서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효율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실내 시험 때 도어 사이 틈을 테이프로 메우는가 하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카오디오와 사이드미러까지 떼어 낸다는 것. 또한 출고 때 거의 적용하지 않는 친환경타이어를 장착한 채 효율과 배출가스를 측정한 일도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이런 '꼼수'에 강한 회사로 벤츠를 포함한 다임러, BMW, 포드 등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들 3사의 효율이 실제 주행과 차이가 컸다는 점에서다. 효율이 좋을수록 배출가스 또한 줄어든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많이 하락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EU는 실제 도로 측정기준 및 적용 시기 등 구제척인 사항을 올해 여름 전에 합의할 예정이다.

 

 더불어 유럽연합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디젤차 배출 기준은 한국 또한 유럽 수준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실제 오는 9월부터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이 유럽연합과 같은 유로 6단계가 적용되는 것도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다. 따라서 유럽연합이 2017년부터 디젤차 배출가스를 도로 실측으로 바꾸면 한국도 제도 변경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환경부 교통공해과 관계자는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 움직임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도로 실측 방안의 추가 도입은 유럽연합 상황을 봐가며 도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로 실측이 추가되면 디젤차 운행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실측 도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판매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게다가 유럽연합이 디젤차 배출가스 실측 이유로 내세운 질소산화물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환 환경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