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루블화 폭락과 경제 불안 등으로 크게 위축된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생산과 판매를 줄이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물량을 유지한 덕분이다.

 

 14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차는 러시아에서 1만3천902대, 현대차는 1만3천701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는 작년 4월보다 각각 21.7%, 14.0% 감소한 수치지만 러시아 전체 산업 수요가 41.5%나 급감한 가운데 거둔 실적이어서 오히려 선방했다는 평가다.

 

 미국의 GM그룹은 오펠과 쉐보레, 캐딜락 브랜드를 포함해 총 7천589대를 파는 데 그쳐 작년보다 61.9%나 급감했다.

GM이 지난 3월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생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아브토바즈·르노·닛산 그룹 역시 36.3% 감소한 4만2천709대를 판매했으며 폴크스바겐그룹은 45.3% 줄어든 1만3천301대를 파는데 그쳤다.

 

 이외에 도요타그룹(-46.6%), 포드(-48.3%), BMW 그룹(-37.7%), 푸조·시트로엥(-73.4%) 등 대부분 업체의 판매량은 큰 폭으로 뒷걸음쳤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기아차의 4월 점유율은 10.5%, 현대차는 10.3%로 1년 전보다 각각 2.7%포인트와 3.3%포인트 상승해 러시아 현지 1위 업체인 아브토바즈(17.3%)에 이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를 합칠 경우 점유율은 20.8%에 달해 아브토바즈·르노·닛산그룹(32.2%)과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현지 생산·판매를 줄이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현지 공장을 기존대로 가동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현지에서 생산되는 현대차의 엑센트(현지명 쏠라리스)와 기아차의 뉴 리오는 각각 8천990대와 7천828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 2위와 3위에 올랐다.

 

 한편, 러시아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1일 업무용 비행기편으로 출국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4일 오전 귀국했다.

 

 정 부회장은 러시아 현지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시장 판매 현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울 때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환율이 안정됐을 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중장기 목적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