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특히 네이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자동차를 꼽으라면 단연 체어맨W일 것이다. 지난 2월 27일, 오랜 기대속에 출시된 체어맨W는 출시 이전부터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한국 최고의 플래그십 세단이냐, 독일제 명차를 따라한 아류에 불과하냐 로 시작된 논란은 플랫폼과 엔진 등 많은 부분으로 확산되어 나갔고, 특히 이곳 네이버 자동차에서는 일부의 치열한 논쟁이 극을 달했다.

 

물론 전자의 평가가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분명 체어맨W는 메커니즘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차량이다. 시승해본 바는 아니지만, 인테리어 역시 벤츠의 냄새가 날 정도라고 하니, 그 정도를 알만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부분들은 말그대로 '부분'에 불과하지 않는다. 정작 뜨거운 감자인 메커니즘은 몇몇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부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가 말도안되는 주장으로 헐뜯기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서 글을 접는다면 그 '몇몇 사람들'은 분명 '낡은 플랫폼, 오래된 엔진'등을 내세우며 날을 세울 것이고, (그럴 리는 없어 보이지만) 체어맨W를 구매하려던 사람이 그런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소비자가 스스로 올바른 정보에 입각해 선택하는 권리를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마치 선거철만 되면 불거지는 흑색광고 논란과 마찬가지의 이치이다.

 

때문에 나는 짧은 지식이나마 이곳에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사용해보려고 한다. 지금부터 그들이 말하는 '체어맨W의 진실', 그 진실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겠다.

 

 

 

1. 엔진

 

체어맨W의 엔진 라인업은 2가지이다. 3.6리터 직렬6기통 실키식스 엔진, 그리고 화제의 5.0리터 V8 엔진이다. 전자는 기존 체어맨에 들어가던 엔진을 개량한 모델이므로(물론 이 역시 베이스는 벤츠엔진이다) 접어두도록 하고, 5.0리터 V8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 엔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1년이다. 91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함인 S클래스 W140세대에 처음 탑재된 엔진으로, 이후 99년 데뷔한 W220세대에도 탑재되었다가 2005년 W221이 5.5리터 엔진을 탑재하면서 S클래스 라인업에서는 배제된 엔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R클래스, G클래스 등에 탑재되고 있는, 현행 벤츠 라인업의 엔진이다.

 

(사진: W140 벤츠에 탑재된 5.0 V8엔진)

 

어떤 사람은 이 엔진이 '벤츠에서 10년넘게 쓰다가 버린 엔진'이라며 헐뜯고 있다. 뭐, 이 얘기를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다. 제법 오래된 엔진인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현행 벤츠 라인업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건가?

 

현재 국산 승용차중 5000cc급 엔진은 이것이 유일하다. 또한 120년이 넘는 기술이 누적된 벤츠의 엔진을 감히 '쓰다버린' 엔진이라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현재 W221에 들어가는 5.5리터 엔진 역시 이 엔진을 개량한 것이다. 현대 자동차 산업에서 '백지상태로' 시작한 엔진은 거의 없다. 때문에 비교적 오래된 엔진이라 하더라도-더욱이 그 엔진이 세계 최고(最古)의 자동차회사에서 만들어진 엔진이라면- 그 성능을 함부로 폄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엔진기술이 축적되는 것은 비단 벤츠만의 일이 아니다. 일제 공도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과 닛산 스카이라인 GTR을 보자. 이들은 90년을 전후로 등장하여(GTR의 경우는 R32를 기준으로)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들의 엔진은 그 이름만으로도 '고성능'의 대명사가 되었다. 바로 란에보의 4G63엔진과 GTR의 RB26-DETT엔진이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 엔진들은 이름은 물론, 기반이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대신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오늘날엔 동급모델들 중 거의 최상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그런데, 이 엔진들이 그저 같은 이름을 쓴다고, 뼈대가 같다고 해서 함부로 낡은 엔진이라 말할 수 있는가?

 

또 이같은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자체개발 엔진으로, 최근에는 수출까지 하고있는 현대의 2.0리터 세타엔진을 보자. 이 엔진의 계보는 1990년 개발된 알파엔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이었던 알파 엔진은 이후 95년 개량을 통해 베타엔진으로 거듭났고, 최근에는 세타엔진으로 또다시 개량을 거쳤다.

 

그런데, 현대에서 최근 출시된 i30 2.0리터 모델을 보면, 이 차의 엔진은 신형의 세타엔진이 아니라 95년에 기반이 형성되고 개량을 거친 베타엔진이다. 그렇다면, i30은 누군가의 주장대로라면 '낡은 엔진을 우려먹는 후진 차'가 되는것 아닌가? 물론 그렇지 않다. 무조건 최신의 엔진을 탑재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오래된 엔진은 그만큼 그 내구성과 안정성이 검증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오랜 기간 개량과 수정을 거친 엔진은 제원상 성능에서는 뒤쳐질지 몰라도, 그 안정성은 최신엔진보다 우수하며, 때문에 이들 엔진이 오래됐다는 이유로 비방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련지식에 무지한 사람들과 언론은 체어맨W의 엔진이 개발된지 오래된 엔진이라는 이유로 헐뜯기 바쁘다. 이와 같은 모순적인 이중잣대를 들이미는 그들은 과연 '우수한 엔진'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 것일까?

 

 

 

2. 플랫폼

 

현대 아반떼XD, 라비타, 아반떼XD5도어, 투스카니, 투싼, 기아 스포티지.(수정)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W210), 크라이슬러 300C, 닷지 차저, 매그넘, 챌린저.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W211), CLS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W124), 쌍용 체어맨, 뉴체어맨, 체어맨H, 로디우스.

 

이 차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차들이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들이기 때문에 그저 개발비 아끼기에 급급한 '나쁜 차'들일까? 물론 아니다. 현대-기아의 XD플랫폼을 활용한 모델들은 라비타와 XD5도어를 제외하면 모두 성공한 모델이고(투스카니는 그쪽시장에선 성공했다), 크라이슬러-닷지가 W210플랫폼을 활용하여 만든 차들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던 크라이슬러와 닷지의 숨통을 트여준 차종들이다(유감스럽게도 지금은 다시 몰락세지만).

 

벤츠 E클래스와 CLS클래스는 말할 것도 없고(CLS 튜닝카는 세계최고속 세단의 영예도 얻었다), W124 E클래스 역시 성공한 차였다.

 

그렇다면 쌍용은? 같은 플랫폼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쌍용만을 비난하는가?

 

자동차의 뼈대인 플랫폼은 결코 그 라인업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아반떼의 준중형 플랫폼은 아주 다양한 라인업에 사용되었으며, 소나타와 그랜저가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이 플랫폼들은 차급이 다르더라도 그 기본적인 구조가 비슷해, 그 크기를 늘리고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HD와 NF의 중간크기인 로체가 그 예이다). 그런데, 현대는 플랫폼을 공유해도 되고 쌍용은 안되는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닌가?

 

체어맨W는 쌍용에 따르면 완벽하게 신개발된 플랫폼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쌍용의 사정을 따져볼 때, W124의 플랫폼 기술을 상당부분 그대로 전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플랫폼의 크기를 늘리고 줄이는 것은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크기가 확대됨에 따른 강성의 보강만 충분하다면, 안전성 역시 충분히 확보된다.

 

또한 체어맨W가 W124에 탑재되지 않던 엔진을 탑재했을 뿐 아니라, 4트로닉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이상,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은 유사할 지 몰라도 상당히 다른 구조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몰지각한 몇몇 사람들과 언론은 마치 체어맨이 기존 E클래스의 크기를 늘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강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 한다. 이같은 보도자료는 관련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부의 의견만을 반영했을 뿐, 사실이 아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체어맨W의 충돌테스트 정보이다. 쌍용은 자체 테스트를 통해 한국 자동차 안전도 평가와 유럽의 유로N-CAP에서 별 5개를 획득하였다.

 

(사진: 체어맨W의 충돌테스트. 오른쪽 하단에 결과가 있다)

 

그런데, 이 사진이 뜨자 또다시 나온 얘기가 있다. 바로 '이 테스트는 자체 테스트이기 때문에 공신력이 없다'는 것이다. 얼핏 듣기엔 그럴싸 하다. 그러나, 이 역시 동전의 일면만을 본 어리석은 주장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 자동차 안전도 평가, 즉 Korea N-CAP를 시행하고 있다. 최소 8대의 동일 모델을 이용하여 다양한 충돌테스트가 진행된다. 이 테스트는 출시된 차들 중 가장 인기있는 차종들을 골라 회사가 특별한 장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익명으로 구입, 테스트한다.

 

이는 곧 '출시되기 이전의 차는 공인기관에서 충돌테스트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또한 충돌테스트 결과 역시 업체에는 통보되지 않으며, 연말에 모든 차량의 테스트가 끝나면 일괄적으로 발표한다. 이 발표 이전에는 각 회사가 독자적으로 한 테스트 정보밖에 없다는 뜻이다. 현대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각종 수입차들과 한 오프셋 충돌테스트 역시 현대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지, 공인기관이 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체어맨의 충돌테스트 결과만 믿지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재 체어맨W의 플랫폼은 분명 적지 않은 부분을 기존 W124-체어맨의 그것과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회사의 서로 다른 플랫폼이 같은 메커니즘을 공유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한 그 구조가 최신의 플랫폼에 비해 비효율적일 수는 있으나, 위의 안전테스트가 보여주듯 그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어맨W가 마치 '안전성도 결여된 낡은 플랫폼을 늘리기만 해 만든 차'라고 하는 것은 정말 몰지각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체어맨W가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차라 하기는 어렵다. 쌍용이라는 메이커의 한계상 스스로 경쟁자라 부르는 외제 프레스티지 세단들에 비해 완성도가 낮은 인테리어(특히 소재면에서)나 비교적 부실한 AS서비스는 쌍용이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것들은 기계적인 부분들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벤츠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그 내구성이나 안정성은 플랫폼, 엔진 모두 국내의 어떤 차, 아니 어떤 수입차와 겨뤄도 손색이 없으리라 감히 단언한다. 특히, 누군가가 항상 왈가왈부하는 엔진의 경우는 현행 벤츠의 5.5 V8보다는 제원상의 성능이 뒤떨어질지 몰라도 성능에 대한 검증은 이미 오래전에 끝나있는 상태이다. 즉, 체어맨W가 몇몇 무지한 사람들에 의해 함부로 '허접한 메커니즘을 가진 차'라고 평가절하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쌍용이 말하는 '어떤 차보다 한수 위의 차'. 이것이 과연 직역될 언어라고 보는가? 자신들의 상품이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회사는 전세계 어디에나 있다. 심지어는 짝퉁 차나 만들어내는 중국 메이커들도 자신들이 세계 최고의 차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을 것이다. 최고가 되고싶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어떤 무식한 사람은 이 말이 허위광고라며 소위 '깜도 안되는 걸로' 쌍용 헐뜯기에 바쁘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부분이다.

 

 

그 사람의 주장은 제쳐놓고라도, 개인적으로는 체어맨W가 국내시장에서 가격대비 최고의 차라고 생각한다. 물론 수입차-특히 독일차의 경우는 쌍용으로썬 적어도 향후 50년간은 절대 따라가지 못할 만한 깊은 역사와 감성이 깃들어있다. 그런 차들과 감성적인 면을 비교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제원상의 성능이나 운전석보다는 뒷좌석에 앉을 차주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의 순수한 성능은 같은 가격대의 수입차들을 상회한다.

 

그러나 이같은 부분들 역시 내가 감히 평가할 부분은 아니다. 이에 대해 함부로 평가할 권리가 없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체어맨W에 대해 멋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디까지나 차를 구매할 사람들이 직접 타보고, 느껴보고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그저 쌍용이라는 회사에 대한 맹목적인 비방에 눈이 먼-심지어 관련 지식 또한 전무한- 사람들은 이 차에 대해 함부로 폄하하고 비난하는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은 많은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부족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말도 안되는 비논리적인 잣대를 들이밀며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또한, 국내 최대의 회사인 현대-기아조차 함부로 도전하지 못한 최고급 세단의 차리에 국내에서 가장 작은 완성차 업체로서 과감히 도전한, 최고의 도전정신을 가진 쌍용이라는 회사에 대해 함부로 왈가왈부 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처음부터 최고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파브리우스 실스의 말처럼 '최고에 도달하고 싶다면 최저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저의 자리에 처음 발을 내딛은 쌍용에 대해, 벌써부터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디까지나 이같은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p.s. 끝으로, 이 지루한 글을 다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덧붙여 체어맨W는 쌍용의 기대 이상으로 많은 수가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인정했다는 것이다. 사실이 이처럼 '진실'을 말해주고 있는데, '거짓 진실'을 내세우며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몰상식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p.s.2 필자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다. 혹시라도 이른바 '쌍용 영맨' 등으로 몰지는 않아줬으면 한다. 또한, 누군가는 나보고 '공고생'이라느니 '막장 고3'이라느니 하는 인신모독을 서슴지 않았는데, 그런 저차원적 행동으로 자신의 무식함을 티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p.s.3 바로 위에서 어떤 사람이 필자를 '공고생'이라 칭한 것에 대해 인신모독이라 한 바 있다. 이 내용으로 인해 공고생 동지들(같은 고등학생이기에)이 기분이 상했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필자가 이를 인신모독이라 여긴 것은 어디까지나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이 '공고생'이란 말을 모욕적인 어조로 사용했기 때문이지, 공고생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필자의 절친한 동창들 중에서도 공고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성급한 언어 선택에 대해 사과말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