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글러는 2도어 모델이 기본이다. 가족을 태우는 패밀리카의 개념은 없었다. 그러던 것이 6세대인 현행 모델부터 4도어 버전이 추가됐다. 4도어는 2도어보다 휠 베이스가 530mm길다. 그로 인해 리어 시트가 3인승으로 성인이 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고 화물칸도 커졌다. 그렇다고 성격이 변한 것은 없다.

전체적으로 박스형 타입인 것은 랭글러의 전통 그대로다. 강인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고전적인 수법인데 포르쉐 911만큼이나 아이덴티티가 강하다. 전통적인 짚의 디자인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앞쪽에서는 7개의 세로 바로 대변되는 짚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중심을 잡고 있다. 원형 헤드램프도 랭글러의 패밀리 룩을 만들고 있다. 좌우의 대형 휠 하우스도 오늘날의 자동차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2011년형은 휠 하우스가 차체와 같은 컬러로 바뀐다. 보닛 힌지도 바깥으로 나와 있다. 이런 것들은 흔히들 말하는 모던함과는 거리가 있다. 오른쪽 A필러 앞쪽에 세워져 있는 안테나도 시대적인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것이 정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향수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여기에 과대하게 돌출된 범퍼와 어울려 언뜻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가 떠 오른다. 이것이 랭글러다. 바로 그런 것들이 오히려 ‘특별함’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상 천국인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받아 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경쟁 모델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이런 부분에서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