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제 고성능 버전이 그렇듯, E 63 AMG 역시 일반 E 클래스와의 외관상 차이는 크지 않다. 아는 사람만 알아 볼 수 있는 정도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쳐다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소리만 제외하면 말이다. 이마저의 차이도 천천히 달리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실루엣은 차고를 낮추면서 잔뜩 웅크린 모습이 됐다. AMG 모델이 갖고 있는 은은한 포스가 풍긴다. 스포티하다고 느꼈던 프런트는 괴물 같은 인상으로 느껴진다. 그만큼 선입견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내용물은, 특히 성능을 결정짓는 엔진은 전혀 다른 물건이 들어있는 것이다. 외관만 본다면 트렁크와 프런트 펜더에 붙은 E 63 AMG 로고 정도만이 다를 뿐이다.

타이어의 사이즈는 앞-255/40R/18, 뒤-285/35R/18이다. 엔진의 배기량이나 출력을 생각하면 타이어나 휠 사이즈 모두 검소한 편이다. 메르세데스는 다른 메이커에 비해 출력 또는 차체 대비 휠을 작게 쓰는 편이다.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컨티스포트컨택3로 접지력이나 소음 모두 대단한 제품을 끼웠다.

E 63 AMG는 환영 인사도 요란하다. 요즘은 시동을 걸면 계기판 게이지가 끝까지 갔다가 떨어지는 차들이 많은데, E 63 AMG는 ‘펑’하고 배기음이 터진다. 멍하니 시동 걸면 놀란다. 정신 바짝 차리고 운전하라는 의미 같다. 그리고 조용한 곳에서 시동 걸면 그 소리가 그야말로 우렁차다.

둥둥 거리는 배기음이나 엔진 사운드는 아이들링에서도 결코 작지 않다. E 클래스와는 접근이 다르다. 그리고 아이들링에서는 시트와 운전대로도 꽤 많은 양의 진동이 전달된다. E 클래스라면 아니될 말이지만 AMG니까 이해된다.

모드가 많아서 무얼 선택할지 잠시 고민했다가 가장 온순한 C(댐퍼 노멀)로 시작했다. 스로틀 개도가 대략 20%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525마력의 힘은 잠시 숨을 죽이고 있는다. 그냥 편하게 탈 수 있다. 이 점이 AMG의 가장 큰 장점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