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안컵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한국은 31일 오후(한국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오는 2017년 러시아에서 열릴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이번 대회 우승팀 호주가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게 됐다.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월드컵 개최국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세계 최정상급의 팀들이 참가하는 권위있는 대회다.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은 개최국 러시아를 포함해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 유로 2016우승팀, 코파아메리카 우승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팀 등 각 대륙을 제패한 팀들이 출전한다. 지난 2013년 대회에선 스페인 브라질 이탈리아 우루과이 멕시코 등이 출전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출전만 해도 상금이 주어진다. 지난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선 우승국 브라질이 410만달러(약 45억원) 준우승 스페인이 360만달러(약 39억원)의 상금이 전달됐다. 또한 컨페더레이션스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들에게도 170만달러(약 19억원)이 지급됐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정예로 나서는 세계적인 팀들과의 A매치 기회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부문에서도 이익을 얻는 대회다. 한국은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을 기록하며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한국은 유일하게 출전했던 컨페더레이션스컵인 지난 2011년 대회에선 프랑스에 패한 후 멕시코와 호주를 꺾었지만 4강 토너먼트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월드컵 아픔 날린 투혼의 연속…한국 축구 희망 되찾아


"외국인 감독이 새로 오면 보통 편견이 있다. 나쁜 예로 어떤 지도자는 돈이나 자신의 명예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간다. 매경기 이긴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겠다. 최선을 다하고 나의 경험을 토대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약속하겠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취임 기자회견 때 남긴 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먼저 편견을 버렸다. 선수들이 그동안 쌓은 경력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 베이스'에서 대표팀 구성을 시작했다. 자신의 철학과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보는 눈을 믿었다.

특출난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이 찾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10월 첫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장현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고 이후 김진현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축구에 대한 조예가 깊다. 남태희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누구보다 열심히 K리그 현장을 누볐다. 이정협이라는 새로운 스타 탄생이 가능했다.

1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한국 축구를 대표할만한 선수는 20명 남짓으로 이미 정해져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은 뛰어난 선수들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고정된 틀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것을 '제로'로 돌렸다. 그 결과 대표팀 선수층의 깊이가 달라졌다. 이동국과 김신욱, 박주영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자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위기를 희망으로 만들었다.

지난 해 10월에 부임한 슈틸리케호는 이제 4개월의 여정을 보냈다. '제로'는 이제 희망이 됐다. 기존 대표팀 주축 선수들에 이정협, 남태희, 조영철 등 새로운 인재들이 더해졌다.

그들이 전부가 아니다. 아시안컵을 통해 대표팀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꿈을 키우고 있는 선수들에게 이보다 더 현실적인 동기부여가 또 있을까.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4개월 만에 한국 축구에 전달한 선물이다.

31일 오후 호주 시드니에서 끝난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한국은 개최국 호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1-2로 졌다. 연장전 전반 막판에 제임스 트로이시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55년 만의 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선수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결과는 아쉽다. 그러나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고 그 누가 화를 낼 수 있을까.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에 한국 축구의 희망 손흥민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 축구는 극적으로 부활했다. 열광의 시간이었다.

작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에는 희망이 사라진듯 보였다. 고통의 시간이 계속 됐다. 좌절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짧았던 슈틸리케호 4개월의 여정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이 전부는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충분히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취임 때 약속처럼 매경기 이기지는 못했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다시 밝아졌다. 아시안컵에서 얻은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