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라이 카카르(Malalai Kakar,1967~2008)

"특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어요. 한 여성이 10개월 동안 남편에게 구타당하며 집안에 감금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았지요.

경찰이 출동하면 피해자가 바로 살해될지도 모를 일이었어요. 저는 온 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고 찾아가, 먼 친척 고모라고

거짓말을 했지요. 문이 열리고, 방 구석에서 손발이 묶인 채 누워있는 여인과 그녀의 아들을 발견,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미망인인 피해자는 남편이 죽자 관습에 따라 시동생의 아내가 되었는데, 그녀가 이혼을 하여 아들과 함께 떠나겠다고 주장하자

시동생(남편)이 폭력을 행사하며 감금한 것이었죠. 이곳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친족이 아닌 남녀의 신체적 접촉이 엄격히 금지된 이슬람 율법 때문에 남성 경찰관들은 여성들을 조사할 수도,

부상당한 그녀들을 병원으로 데려다 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여성 경찰관들의 임무가 막중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는 경찰 최고위직에 오른 칸다하르주 반여성범죄국장 말라라이 카카르(Malalai Kakar,1967~2008).

억압받는 아프간 여성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었던 그녀가 지난 9월 28일 탈레반 테러리스트에게 암살당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칸다하르 주정부는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던 카카르 여사가 오토바이를 탄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받고 즉사했으며, 함께 있던 여사의 아들은 중퇴에 빠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가 카카르를 살해했다"고 밝히며 "앞으로 경찰이 되겠다고 나서는 여성은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여성의 사회 활동을 신에 대한 모독으로 여기는 탈레반에게는 수많은 젊은 여성에게 영감을 주는 카카르 여사야말로 눈에 가시였던 셈이지요. 이슬람 율법을 어기는 여성들에게 '본보기'로 가장 유명한 여성 경찰을 살해한 것입니다.

수년 전부터 카카르 여사는 "매일 아침을 탈레반의 살해 위협 편지로 시작한다"고 말할 정도로 협박에 시달려왔습니다. 탈레반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이틀 이상 같은 출근길 루트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억압의 오랜 그늘 아래 숨을 죽여온 아프간 여성들

지난 2001년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었으나,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탈레반 세력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영토의 60%이상이 탈레반에게 장악되었으며, 아프간 정부는 치안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무력한 상태라고 합니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히 따르는 탈레반은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물론 학교 교육을 금지하고, 아버지나 남자 형제를 동반하지 않은 여성들끼리의 외출까지 금하고 있습니다.




2005년 기준 공식적으로 보고된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아프간 여성의 수는 47명에 이른다.

카카르 여사는 탈레반의 거점인 칸다하르 주에서 경찰학교를 졸업한 최초의 여성이며, 경찰국 소속 첫 여성 수사관이었습니다.

탈레반이 권력을 잡기 이전인 1982년 "여성도 일을 하고, 경찰이 될 수 있다"는 아버지의 격려로 오빠들을 따라 경찰의 길을 택했다고 합니다.

7년 뒤, 탈레반이 득세하기 시작하면서 살해 위협을 받은 그녀는 파키스탄으로 피신하여 10년간 도피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에 UN에서 일하던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지요.

탈레반 정권 축출 뒤 아프간으로 돌아온 그녀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일생의 꿈이던 경찰직에 다시 몸을 담게 됩니다. 복귀한 뒤 카카르는 총격전에서 탈레반 암살단원 3명을 사살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됐고, 서방 언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명세는 그녀를 더욱 위험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여섯 아이의 어머니로서 계속되는 탈레반 세력의 협박에 시달려야 했으며, 남성위주 사회의 은근한 압박 또한 무시할 수 없었겠지요.

카카르는 한 인터뷰에서 "늘 머리 한 구석으로는 가족의 안전을 걱정해야 했다"면서도 "여성이 새로운 아프가니스탄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자신의 존재가 사회 활동과 자아 실현을 소망하는 아프간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온 그녀. 카카르 여사의 죽음은 아프간 여성들에게 미래를 비추는 또 하나의 등불이 꺼지는 암담한 사건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카카르 이외에도 주정부 여성국장, 여성 경찰, 여학교 교사 등이 탈레반 세력에 살해당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공권력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아프간 최대 여성단체 라와(RAWA)는 "카르자이 정부조차도 성폭행범을 사면하는 등 여성을 억압하는 이슬람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말라라이 카카르 여사.


이건 문화종교문제가 아니라 성별차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말 저런곳에서 태어나지 않은게 천만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