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중국 충칭(重慶)시,

중국과 대만이 제5차 양안회담을 열고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했다.

양안간에 상품무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서비스무역 개방, 투자보장, 지적재산권 보호 협정을 포함한 광범위한 무역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중국과 대만이 분단 60년 만에 사실상의 '경제적 통일'을 이뤄냈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국내외 언론들은 '차이완(China+Taiwan)시대의 도래', '중화경제권의 출범' 이란 말로 협정체결을 축하하고 있다.  같은 시각 한반도 상황은 갈수록 긴장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남북한은 유엔에서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 채택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으며, 한미간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합의는 3년 9개월만에 폐기됐다.

한미 양국은 또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따른 대응조치로 오는 7월 서해상에서 연합군사훈련을 준비중이다.

지난 3월 중국 양회기간중 원자바오 중국총리는 대만과의 양안협상과 관련해 "중국에게 대만은 형제다. 대만에는 양보할 수있다. 대만에 혜택을 줄 수있도록 하라"는 협상원칙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과의 협상에서는 경제적 이익에 집착하는 대신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라'는 것이었다.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도 2009년 8.7%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대만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도 이번 양안협상에서 고려됐다는게 중국 경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29일 양안협상 체결 내용을 보면 2년 내 관세가 폐지되는 이른바 조기수확(Early Harvest Program)품목에 중국이 267개 제품이 포함된 반면, 대만은 539개 제품을 포함시켰다.

또 대만의 조기수확 품목 가운데 108개는 곧바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중국이 대만에 개방하는 품목 규모도 지난해 기준으로 138억달러인 반면, 대만이 개방하는 품목 규모는 28억6,000만달러이다.

이렇게 경제적 득실만 놓고보면 중국이 대만보다 이익을 덜 챙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지난 1월 동남아국가들로 구성된 아세안(ASEAN)과 FTA를 체결했으며, 한국.일본과도 FTA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세계 각국들이 대만과의 관계를 기피하면서 국제정치.경제적으로 고립돼왔던 대만으로선 필립 양 국립대만대학교 교수의 말대로 이번 양안협정이 '삶과 죽음의 문제'로 여겨질만도 했다.

대만은 이번 협약체결을 계기로 거대 중국시장에서 주요 경쟁상대국인 한국 등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있게 됐다.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이익을 덜보는 대신 양안협정 체결을 통해 얻게되는 정치적.상징적 이득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이익을 양보하는 대신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정부의 일관된 대만정책과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얻게되는 경제외적인 이익과 위상제고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군사적 충돌직전까지 쏠려간 남북한 관계를 감안할 때 원자바오 중국총리의 협상원칙에서는 이해득실만 추구하는 국제정치.경제의 냉엄한 현실보다는 형제에 대한 배려와 포용의 여유를 발견할 수있게 된다.

중국.대만간의 양안협상 체결을 지켜보면서 긴장강도를 더해가는 안타까운 남북관계가 오버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