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 임직원 월급 몇%씩 떼어내 천안함 성금 내려다 '잡음'  



대기업들이 천안함 성금모금에 억대의 성금을 기탁하는 가운데 성금모금 동참여부를 두고 정부산하 금융기관들 내부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성금모금에 일괄적으로 참여하라는 경영진과 이에 반대하는 노조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문제의 발단은 경영진의 일방통행식 하달이라는 것이 노조의 불만이다.


현재 한 방송사의 천안함 성금모금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성금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금융유관기관들은 자회사 임직원들의 다음 달 월급 가운데 몇%씩을 제하거나 직급별로 일정금액을 제하는 형식으로, 성금을 모으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


A기관은 최근 직원들에게 천안함 성금모금 실시를 알리는 공지를 내렸다. 직원들의 직급별로 금액을 차등 구분해 다음 달 월급에서 일괄적으로 제하기로 했다는 것. 그러나 일부 직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예외조건을 내걸었다. 성금모금 동참에 반대하는 직원들은 지난 20일까지 반대신청을 하면 다음 달 월급에서 성금을 제하지 않기로 한 것.


A기관 측은 “개인적으로 이미 성금을 기탁했거나 또는 개인적인 사정을 고려해 일부 직원들의 반대의견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금모금에 참여한 한 직원은 “성금에 참여한 직원들의 이름이 모두 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관장과 기관명만 대표로 기탁될 텐데, 그렇게 되면 낸 사람과 내지 않은 사람의 구분이 없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성금모금의 사기를 저하하는 셈”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성금모금을 두고 노조와 경영진이 대립하고 있는 기관도 있다. B기관은 다음 달 직원 월급의 1%를 제해 성금을 모금하는 안을 두고 찬성과 반대의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B기관은 직원들의 월급을 일괄적으로 제하는 방식으로 성금모금을 추진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반대하자 노조가 대표로 나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 측은 “사전에 직원들에게 성금모금에 대해 설명을 통해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월급에서 몇 %씩 떼어내 모금을 진행하려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거부감이 확산되자 B기관은 천안함 성금모금에 대한 직원들의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일괄적인 성금모금에 반대하는 B기관의 직원은 “공영방송에서 천안함 성금모금을 진행하는 것은 기업과 기관들을 향해 기부하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냐”며 “여론을 의식해 ‘알아서 기는 식’의 성금모금에는 동참하기 싫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일부 정부산하 금융기관들이 천안함 성금모금에 찬·반 분열하는 모습을 두고 여론도 갑론을박 하고 있다. ‘성금모금 동참은 자유의사’라는 측과 ‘유관기관이 성금모금을 주저하는 모습은 보기 안좋다’는 측으로 나눠져 대립하고 있는 것. 그러나 천안함 사고를 통해 슬픔에 빠져있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뜻인 만큼 먼저 행동하는 양심이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