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의 피고인 김길태는 14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도 주요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의 지루한 법정공방이 계속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구남수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부산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도 김길태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양 납치와 성폭행, 살해, 시신 유기 혐의에 대해 김은 "기억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라고 진술했다.

김은 또한 이양 사건 전인 지난 1월23일 새벽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자신의 옥탑방으로 데려와 감금한 혐의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김이 인정한 부분은 20대 여성을 때렸다는 점과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인 지난 3월7일 새벽 사상구의 한 미용실에서 현금 25만원, 열쇠 2개 등을 훔친 혐의뿐이었다.

이날 법정엔 이양 실종 당일인 2월24일 김과 함께 술을 마신 친구 강모(33)씨가 출석해 사건 당일 김의 음주상태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김의 상태가 어땠냐?"는 검찰의 질문에 강씨는 "나 역시 술에 취해 (길태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 다만 많이 마신 것은 맞다."고만 말했다.

공판에서는 이양 집 부근 물탱크에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도 증인으로 출석해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호리호리한 남성이 물탱크에 주위를 서성대며 뭔가를 집어넣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지만 "얼굴을 봤냐?"는 변호인의 질문엔 "못봤다."고 말했다.

뒷머리를 묶을 정도로 긴 머리를 한 김은 법정에서 시종 표정없는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며 간혹 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